동력 잃어가는 한나라당 쇄신그룹… 왜

동력 잃어가는 한나라당 쇄신그룹… 왜

기사승인 2009-06-09 18:04:02
[쿠키 정치] 한나라당 쇄신그룹이 박희태 대표의 ‘조건부 사퇴론’을 받아들이면서 쇄신을 둘러싼 당내 1차 충돌은 어정쩡하게 봉합된 채 끝났다. 쇄신파들은 ‘10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의미를 부여했지만, 앞으로 쇄신그룹이 급격히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당 안팎에선 쇄신그룹의 주장과 전략이 외면당할 수 밖에 없었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쇄신그룹의 가장 큰 한계로 쇄신 대상 선정 부분이다. 무엇을 어떻게 쇄신해야 한다는 구체적 내용을 거론하기보다 당의 간판, 즉 당 대표를 바꾸는 데에만 힘을 쏟은 게 1차적인 패착이라는 것이다. 영남권 한 초선의원은 9일 “민심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쇄신 대상도 현 국정운영에 관여했던 청와대와 당 인사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친이 직계 7인 모임이 쇄신 논의에 가세한 뒤 쇄신의 진정성이 의심받은 점도 쇄신파들이 동력을 얻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친이 직계가 좌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를 위한 수순으로 당권 투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었다.

복잡하게 꼬인 당내 상황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친이와 친박 진영 모두 국정기조를 쇄신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서는 서로 상대측 안에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 쇄신특위에 내부 사정도 마찬가지다.

친이측은 친박 진영에 대해 “소수파가 개혁을 거부한 사례는 없다”면서 “쇄신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미래 권력임을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친박 진영은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 문제인데 마치 친박이 쇄신 대상인 것처럼 몰고 가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외에 여당이 된 후에도 쇄신그룹이 야당 때의 천막당사식 투쟁 방식을 고집한 점과 당 지지율 급락에도 위기의식을 공유하지 못하는 ‘웰빙 정당’의 모습도 쇄신이 실패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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