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지난 4월21일 1차 개성 접촉에서 양측 대표단이 회의장에 들어가기까지 10시간 넘게 걸렸다. 접촉 장소, 참석자 명단, 주요 의제를 놓고 남북 양측이 치열한 줄다리기를 했기 때문이다. 11일 열리는 2차 접촉은 1차에 비해서는 빨리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 명단은 이미 교환했고 접촉 장소도 협의가 돼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제다. 회의장에 앉은 양측 대표단은 각자 가장 중요하게 검토한 개성공단 현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미 1차 접촉에서 근로자 임금과 토지사용료에 대한 특혜조치를 재검토한다고 통보했다. 북측은 원하는 수준의 임금과 토지사용료를 제시하고 개성공단 관련 계약에 대해 전반적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 당국은 개성공단 현안과 함께 74일째 북측에 억류된 유모씨 신병을 동시에 거론한다는 방침이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0일 “개성공단 회담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북측이 내놓은 여러 문제들을 협의하고, 국민의 신변 안전과 직결되는 억류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개성공단 현안과 관련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일방적으로 통보할 경우, 우리 정부는 1차적으로 입주기업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추가 협의를 요구할 예정이다. 그동안 방식으로 보면 북측이 남측의 입장을 신중하게 청취하고 협의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물론 양측 의견 교환이 예상 밖으로 원활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
북측은 1차 접촉에서 자신들의 사무실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을 접촉 장소로 고집했고, 이곳에서 쏜살같이 북측의 입장만 통지했다. 이번에는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상징적 장소인 남북경제협력 협의사무소에서 만남을 갖는다. 이곳은 남북장관급 회담을 개최할 정도로 규모도 크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가 유씨 신병 문제에 대해 북측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 대화가 잘 풀리더라도 당일 협의가 완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 정부는 이 경우 추가 협의 일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15일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개성공단에서 나가도 무방하다고 했기 때문에 추가 협의 의지가 낮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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