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그룹 원더걸스 소희의 고등학교 ‘자퇴설’이 사실로 밝혀지기까지는 불과 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더걸스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는 철저히 함구했지만 막상 소희 학교 친구들의 입을 막을 순 없었다.
결국 JYP도 당초 ‘확인 불가’ 입장에서 자퇴 사실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JYP는 자퇴 사실 왜 함구했나=소희의 자퇴설은 지난 9일 처음 흘러나왔다. 소희가 다니고 있는 창문여고 교사가 직접 소희의 자퇴를 같은 반 친구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 1인 미디어를 통해 소희의 자퇴설은 곧바로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JYP는 소희 자퇴설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대응만 되풀이했다. 10대 아이돌 그룹의 학사 관리는 소속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갖가지 의도하지 않은 멤버의 루머와 오해가 나돌 수 있기 때문이다. 소희의 자퇴설에 대한 JYP의 초기 대응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이유다. 아울러 원더걸스의 선미 또한 이달 초 청담고교를 자퇴했다.
JYP가 소희와 선미의 고교 자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구설수에 오르는 것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희 자퇴설에 “확인해 줄 수 없다” “뭐라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도 그래서다.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 소속사를 애증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도 또 하나의 숨겨진 이유다. 팬들은 자신의 팬덤을 만들어준 고마운 존재로 소속사를 평가하면서도 평범한 청소년의 일상적 권리 대신 상업성으로 무장시키는 것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느낀다. 당장 원치 않는 자퇴를 종용했다는 악의적 루머가 나올 수 있다.
△자퇴가 숨길 일인가=아이돌 멤버가 대학을 가기 전 자퇴를 하는 것은 철저히 본인 자신의 선택 문제다. 자신의 꿈을 위해 잠시 학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회적으로 절대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잠시 학업을 중단한 후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원더걸스의 라이벌 그룹인 소녀시대는 2007년 태연과 효연, 유리, 써니, 제시카, 티파니 등 총 6명의 멤버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포기했다. 가수와 학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선 가수의 꿈을 이루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사실을 먼저 미디어에 알려 파문을 최소화했다.
서태지와 보아, 빅뱅의 대성과 승리, SS501의 김현중 등도 자퇴를 한 바 있다.
JYP 역시 소희와 선미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퇴를 결정했다면 먼저 팬들에게 전했어야 한다. 오히려 잦은 결석과 불성실한 학업 태도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진학하고, 높은 평점을 받아 물의를 빚는 일부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에 비해 현실적인 결정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원더걸스는 오는 27일부터 8월29일까지 미국 투어를 시작한다. 9월에는 미국 정규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다. 아시아 권역을 넘어 미국 본토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소희와 선미의 자퇴 결정이 가수의 꿈을 이루는 도약대가 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JYP의 보다 성숙한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아쉬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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