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영화 ‘박쥐’로 올해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15일 “나는 상업영화 감독이다. ‘박쥐’는 만인이 좋아할 만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날 방송된 tvN ‘백지연의 피플 INSIDE’에 출연, “무조건 상업영화를 찍는다. ‘박쥐’는 특히 더욱 그랬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영화평론가의 입장으로 ‘박쥐’를 평가한다면 “한국 영화사에 별똥별 같은게 날아왔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낯선 영화”라며 “소재도 낯설고 표현방식, 연기, 음악이 낯설다. 그것 때문에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 감독은 일부에서 지적한 ‘박쥐’의 소통 문제에 대해 “감독이 가진 고민이나 질문을 관객에게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며 “관객들을 자극하고, 도발하는 것이 아주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의 영화 소재가 “유난히 어려운 생각을 많이 하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며 “모두에게 어떤 욕망이나 그런 구석이 있다. 조금 더 흥미롭고, 적극적으로 자극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쥐’ 수상 소감에서 창작의 즐거움만 안다고 했는데, 성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투자를 받지 못해 영화를 못 찍은 적은 없다”면서 “예전에 영화를 찍지 못해 힘겨웠던 시절을 생각하면 영화를 찍을 수만 있다면 행복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좌절할 일이 충분히 많았지만 그냥 재능이 뛰어나다고 스스로 믿으며 어떤 기회만 주어진다면 아주 놀랄만한 영화를 만들거라고 확신하면서 살았다”며 “너무 터무니 없는 생각이란 것을 알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버티고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역대 자신의 작품 중 ‘달은, 해가 꾸는 꿈’과 ‘3인조’는 “창피하다. 마치 잘난 척 하려고 만든 작품 같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자신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배우로는 송강호와 신하균, 김옥빈을 꼽았고,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는 진 핵크만, 정재영을 선택했다.
본인이 배우라면 최동훈 감독과 작업을 하고 싶다고 뽑았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허진호 감독도 좋지만, 배우와 스태프를 너무 괴롭힌다”며 웃음을 던졌다.
그는 봉 감독의 영화 ‘마더’에 대해서는 “봉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본다. 봉준호답다”며 “봉준호적인 특성의 극한에 갔다. 정말 교묘하고 완벽하게 연출했다”고 극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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