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전국의 아파트 6% 정도가 화재 때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내 도로여건, 주차차량, 구조물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하거나 5분 이상 지체되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4∼5월 전국의 아파트 2만7346개 단지 10만4995개 동을 대상으로 소방차 진입로 및 사다리차 전개공간 확보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3.0%인 3126개 동은 소방차 진입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급커브 등 열악한 도로여건과 조경 구조물이 진입을 가로막는 주 원인이었다.

소방차가 단지 입구부터 아파트 앞까지 들어가는 데 5분 이상 지체된 곳도 2.9%인 3050개 동에 달했다. 단지 입구의 차량통행 차단기와 불법 주·정차 차량, 아파트 1층의 낮은 필로티(진·출입구) 등이 소방차 진입을 어렵게 했다.

방재청 방호조사과 윤강렬 주임은 “화재 발생시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소방차 진입이 5분 이상 지체되면 대형참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전체의 15.4%인 1만6172개 동은 고가사다리차가 아파트 앞까지 들어가더라도 좁은 공간이나 도로 경사, 도로변 고압전선 등으로 인해 사다리를 펼 수 없어 고층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다. 고가사다리차는 4×12m의 주차공간과 반경 15m 이상의 사다리 배치 공간, 10도 이하의 도로 경사 등 조건이 갖춰져야 펼 수 있다.

방재청은 향후 아파트 화재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을 개정해 아파트 내 소방활동공간 확보를 의무화하고 아파트 단지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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