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CJ그룹이 온미디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성사된다면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에 버금가는 케이블TV 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터넷TV(IP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시장 전체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J의 홈쇼핑 계열사인 CJ오쇼핑은 22일 “오리온이 지분 37.39%를 보유한 온미디어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온미디어는 4개 케이블방송사(SO)에 가입자 57만명을 확보한 복수케이블방송사(MSO)이면서 투니버스, OCN, 온스타일, 스토리온 등 인기 케이블 채널 10개를 보유한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다. 오리온은 해외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온미디어를 매물로 내놨다.
CJ는 14개 SO에 가입자 252만명을 확보한 MSO ‘CJ헬로비전’과 채널CGV, 챔프, tvN, Mnet 등 인기 채널을 보유한 MPP ‘CJ미디어’를 거느리고 있다.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이 나선 것은 CJ헬로비전의 최대주주인 데다 그룹 내에서 자금력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CJ오쇼핑이 온미디어를 인수할 경우 SO는 CJ헬로비전, MPP는 CJ미디어에서 운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온미디어와 CJ미디어는 PP 시장에서 1, 2위여서 2위가 1위를 삼키는 꼴이 된다.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합쳐지면 지상파 방송과 대적하는 콘텐츠 사업자로 부상한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CJ미디어와 온미디어 계열 채널의 시청률을 합하면 지난달 기준 4.8%로 SBS 계열 채널의 6.2%에 근접한다”고 말했다. 시청율로는 양사 합산 30%를 넘어 향후 PP 시장을 지상파 계열과 양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CJ의 온미디어 인수 추진은 케이블 업계 덩치 키우기 사례의 하나다. MSO들은 방송·통신 융합 트렌드로 거대 통신사업자들과 경쟁하게 되면서 덩치 키우기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상했다. 통신사업자의 IPTV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블 업계가 대형 MSO 위주로 재편되는 것이다. 지난달 국내 최대 MSO 티브로드는 큐릭스를 인수, 케이블 업계 M&A 신호탄을 쐈다. CJ헬로비전이 온미디어 SO 4개를 확보할 경우 18개 SO에 300만 가입자로 불어나 티브로드(SO 22개, 가입자 353만명)를 바짝 뒤쫓게 된다.
케이블 업계와 경쟁하는 통신기업들은 약간 주춤한 상태다. 온미디어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던 KT는 최근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올리브나인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직접적인 콘텐츠 제작사업을 접는 엠신 콘텐츠 분야 펀드를 통합해 투자와 배급 기능을 강화하기 했다. 역시 온미디어 인수 물망에 올랐던 SK텔레콤은 지난 4월 손자회사 CU미디어(옛 YTN미디어)의 경영권을 케이블 업체인 씨앤앰에 넘겼다. 2∼3년 전만 해도 공격적으로 콘텐츠 업체를 사들이던 양대 통신기업이 한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방송·통신 조사업체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CU미디어 대주주 자리를 씨앤앰에 넘긴 것은 SK텔레콤의 우회 전략일 수 있다”며 “향후 SK텔레콤이 씨앤앰을 사들여 미국 타임워너식 통신·미디어 지주사 모델처럼 SK텔레콤을 중심으로 SK브로드밴드, MSO, MPP가 자회사로 묶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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