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강남 지형도…“입성으로 새출발”·“떠나서 비용 줄인다”

변화하는 강남 지형도…“입성으로 새출발”·“떠나서 비용 줄인다”

기사승인 2009-06-23 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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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서울의 부촌 강남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벤처 1세대 기업들이 털고 나간 자리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제2 창업의 각오’를 다지며 속속 입성하고 있다. 반대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강남을 떠나는 기업들도 많다.

KT는 오는 11월 서초동 신사옥으로 핵심 사업부서들이 통합 이전된다고 23일 밝혔다. 지상 19층, 지하 7층 규모의 사옥에는 잠실의 개인고객부문(전 KTF)과 분당의 홈고객부문(유선통신사업부), 코퍼레이트센터, 글로벌사업본부, 여의도의 미디어본부가 들어선다. 모두 KT 통합법인의 수익창출 핵심부서다.

KT 전체 임직원 3만8000명 중 1800명이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 경기도 분당 본사에는 스탭·지원부서가 남고 광화문 사옥에는 대외협력 업무를 하는 CR부문과 기업고객부문이 유지된다. 분당에 본사가 있는 KT는 관련 업계 및 정부 등과의 유대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강남 입성을 저울질해 왔다.

KT 관계자는 “지난 1일 새롭게 출범한 통합 KT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옥 이전”이라며 “핵심부서를 주요 고객 밀집지역으로 전진배치함으로써 급변하는 통신환경에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 삼성그룹이 ‘강남시대’를 열었다. 비금융 주요 계열사들이 태평로에서 서초동 신사옥으로 이동한 것. KT 이사가 합병에 따른 것이라면 삼성의 강남 이전은 독립 경영체제 출범과 맞물려 새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두산주류BG도 롯데주류BG로 넘어가면서 지난 3월 동대문 두타타워에서 역삼동으로 이사했다. 라이벌인 진로 사옥과 불과 2.5㎞ 떨어진 곳에 자리잡았다. 강남은 유흥업소와 식당이 밀집된 ‘유흥 1번지’로 진로뿐 아니라 오비맥주, 국순당, 배상면주가 등 주류 업체 대부분이 몰려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사옥을 지어 강남을 뜨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LS산전과 LS엠트론이 경기도 안양 LS타워로, LG텔레콤은 상암동 신사옥으로 통합 이전했다. 도곡동 등지에 있던 STX 계열사들은 2007년 남대문로 STX남산타워로 옮겼다. 모두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한 곳으로 모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이사인데, 비용 문제도 깔려 있다. 강남에서 큰 건물을 구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다음달 서초동에서 한남동으로 본사를 옮긴다. 역삼동에 있는 포스코건설도 내년 6월 인천 송도로, 강남구 2곳에 사무실을 둔 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 강동구 강일지구로 통합 이전할 계획이다. 규모가 작은 벤처업계에선 아예 ‘강남 엑소더스’ 현상이 벌어졌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최근 5년간 강남에서 구로디지털단지로 옮긴 벤처기업은 500여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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