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정부 강경방침에 시국선언 보류

공무원노조 정부 강경방침에 시국선언 보류

기사승인 2009-06-23 22:47:00
[쿠키 사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조(법원노조) 등 3개 노조가 이번주 중 발표하려던 시국선언 계획을 보류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23일 “조합원 의견을 수렴한 뒤 시국선언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많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노조도 25일 예정된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민공노만 현재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로 결정지은 상태다.

당초 3개 노조는 합동으로 이르면 금주 중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정부가 사법처리 등 강경 방침을 밝히면서 오후 들어 노조별로 입장이 바꼈다.

이달곤 행안부 장관은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해 “시국선언시 주동자는 사법처리, 관련자는 전원 중징계 조치해 달라”고 각 부처 장관에게 요청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행안부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공무원이 공무외 집단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는 만큼 노조의 시국선언이나 서명행위는 명백한 불법 집단행위라는 판단이다. 검찰에서도 수사가 들어오면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의 강경 방침이 잇따르자 전공노가 먼저 참여 여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시국선언 계획이 전면 연기됐다.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정용회 민공노 대변인은 “노조 명의로 현 시국에 대한 의견을 성명서 수준에서 표명하는 것 뿐인데 정부가 과잉 대응하고 있다”며 “공무원이 무조건 정권에 복종해야 하는 집단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도 시국선언을 한 바 있는데 이번 시국선언이 마치 불법인양 취급하고 있다”며 “매우 치졸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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