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주말 내내 '떡볶이 집' 논쟁을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 이문동의 한 떡볶이 집을 방문한 것에 대한 야당 의원의 독설이 발단이 됐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떡볶이 집 방문을 "이미지 조작"이라고 비판하고, 여당은 "대안 없이 농성만 하는 '무 대안 정당'"이라고 맞섰다.
◇'떡볶이 집' 발언 공방=이석현 의원은 지난 26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시장에 돈 10만원 들고 가서 떡볶이 팔아주고 아이들 들어주는 게 근원적 처방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 대통령은 떡볶이집에 가지 마십시오, 손님 안 옵니다. 애들 들어 올리지 마십시오, 애들 경기합니다"라고 힐난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서민들에게 못 살라고 저주를 퍼부은 막가파식 발언"이라며 발끈했다. 그는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정도의 저질 발언에, 농성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웃고 박수 치며 환호했다고 한다"면서 "이러고도 민주당이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28일 "상상할 수 없는 악담이자 망언"이라며 떡볶이 가게 주인과 아이에게 사과하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 의원은 이 대통령 방미 시에 대통령 하야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과거 방북 당시 자신의 명함에 '남조선 국회의원'이라고 써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며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윤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간 그 떡볶이집은 망할 것이고, 대통령이 들어올린 아이들은 경기를 일으킬 것'이라고 발언을 왜곡했다"며 "한나라당이 교활한 거짓말로 민주당과 서민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본질은 서민 정책 논란='떡볶이 집 공방'을 계기로 이 대통령의 중도 강화론과 서민 행보에 대한 여야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중도 강화론'을 폄하한 것에 대해 "서민중심의 생활정치를 밝히는 이 대통령 행보에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의 '서민행보'를 적극 옹호하며 "이 대통령이 본연의 모습을 회복,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그는 "이런 식이면 민주당은 어디에도 설 자리를 잃는 길거리 정당, 무국적 정당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권의 서민정책에 대해 '조문 정국' 이후 이반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위장 전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서민정책을 강조한 지 이틀 만에 가스·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한 것이 현 정부 서민정책의 실체"라며 "IMF 때도 깎지 않은 최저임금을 22년 만에 깎자는 정권이 무슨 서민정권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자감세·서민증세, 잘못된 일자리정책, 거꾸로 가는 물가정책, 투기조장 주택정책, 중소기업·자영업자의 몰락, 복지 축소, 교육 황폐화를 7대 반(反)서민정책으로 꼽았다.
한편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 대표들은 이날 부산에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범국민 시국대회'를 열고 현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야당의 장외투쟁은 지난 1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6·10범국민대회' 이후 18일 만이다. 이들은 대국민 호소문에서 "이 대통령은 갖은 악법의 날치기 통과 및 언론장악 음모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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