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반도체 부문에선 업황 개선과 함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보인다. D램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1분기 적자였던 반도체 부문이 2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힘입어 2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최대 2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2위인 하이닉스는 적자 폭이 6530억원에서 217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의 흑자전환이 3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 일본 엘피다, 대만 난야도 실적이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국내 업체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해외 업체보다 미세 공정에서 앞서 원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실적 차이는 더 커질 전망이다.
휴대전화 부문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들 업체는 1분기 해외 경쟁사들이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전년 대비 6.6%포인트 올렸다. 2분기에도 제트폰(삼성전자), 아레나폰(LG전자) 등 뛰어난 신제품을 계속 내놓는 등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 점유율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세계 1위인 핀란드 노키아는 2분기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3 중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한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선전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은 13일 현대차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4700억원과 4040억원으로 1분기보다 23.84%, 162.34%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미국 포드자동차는 매출이 236억89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4.4% 감소하고 10억50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자동차 3사의 부진도 계속됐다. 혼다는 1420억엔, 닛산 1400억엔, 도요타는 3720억엔의 영업적자를 냈다. 도요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GM과의 합작 공장 누미(NUMMI)를 폐쇄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대차의 선전은 내수 부양책 덕분이다. 지난 5월부터 노후차 교체시 세금감면 혜택이 시행되고 6월 말까지 개별 소비세가 인하되면서 내수 판매가 1분기 12만9000대에서 2분기 18만6000대로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따라 중국 내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도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판매가 양호한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소형차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다른 업체에 비해 현대차 판매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빠른 시일 내 고강도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원화가 다시 강세를 띠고 해외 경쟁업체들이 재도약 준비를 마쳐 수출 여건이 불리해지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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