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도부와 함께 요하네스버그의 만델라 자택을 방문한 뒤 불우 노인들을 위한 위문잔치가 열리는 행사장에 들러 직접 일손을 거들었다. 주마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자원봉사는 언제나 마디바(Madiba·만델라의 별칭으로 ‘존경받는 어른’이라는 의미)의 본성에 존재한다”면서 “오늘 우리는 하나의 목적, 즉 마디바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한데 뭉쳤다”고 연설했다.
각 부처 장관과 여야 의원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도 나서 거리청소, 나무 심기 등에 참여했다. 또 기업체와 사회단체, 개인들도 노숙자들에게 담요를 나눠주고 에이즈환자 수용시설을 보수하는 등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국영 SABC TV 보도에 따르면, 한 슬레이트 제조업체는 노스 웨스트주(州) 스키어리크 지역에 52㏊의 땅을 기증, 불우 이웃들을 위한 주택 건립에 쓰도록 했다.
미국 뉴욕에서도 이날 ‘넬슨 만델라 데이 콘서트’가 열렸다. 에이즈 퇴치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콘서트로 마련된 이 콘서트에는 스티비 원더, 아레사 프랭클린, 신디 로퍼, 조시 그로반 등 팝스타들이 대거 참여했고, 프랑스의 퍼스트 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특별 출연했다.
만델라 데이는 올해 처음 제안됐다. 넬슨만델라재단, 46664(만델라의 수형번호) 등 만델라 관련 자선단체들은 만델라의 생일을 만델라 데이로 제정해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의 날로 삼아달라고 지난 4월 전 세계에 제안했다. 이날 하루만은 지구촌에 사는 누구든지 노숙자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병자를 방문해 위로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자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제시한 봉사시간이 67분이라는 것인데, ‘67’은 만델라가 1942년 ANC에 입당한 이후 인권운동에 헌신해온 기간이 67년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델라 전 대통령도 제1회 만델라 데이를 앞두고 지난 14일 영상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은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며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의 제반 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이날 자택에서 가족, 친지, 지인들의 생일축하를 받으며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만델라의 자택에는 주마 대통령 외에 케네스 카운다 전 잠비아 대통령, 하산 음위니 전 탄자이나 대통령 등이 방문했다.
연합뉴스·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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