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코스피 지수가 20일 1470대 후반으로 훌쩍 뛰어오르며 1430∼1440대 박스권을 과감히 돌파했다.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기대감이 절정에 달하면서 상승 동력을 받은 것이다. 증권사들도 주요 기업의 목표주가 및 증시 전망치를 잇달아 올리며 지수 추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어닝서프라이즈로 인한 단기 랠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IT주도 실적장세 랠리 본격화=이날 코스피 지수는 38.41포인트(2.67%)오른 1478.51로 장을 마쳤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 26일(1476.33) 이후 처음으로 1470선을 넘어선 것이다. 전 거래일보다 7.75포인트(0.54%) 오른 1447.85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하며 장중 한 때 148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7.75포인트(1.60%) 오른 493.62로 마감하며 6거래일 만에 490선을 회복했다. 주가 강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9.3원 내린 125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지수 상승을 이끈 일등 공신은 전기·전자(IT)업종을 중심으로 시작된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다.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어 온 삼성전자(24일)를 비롯 삼성SDI(21일), LG전자(22일), 현대차(23일), 하이닉스(24일) 등 이번주 발표 예정인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모두 긍정적이다. 여기에 미국 기업 실적 전망도 예상보다 좋아지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는 물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42%) 등 아시아권 증시까지 일제히 올라 국내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외국인 매수세도 당분간 지속=국내 증시 주도 세력인 외국인도 4거래일째 연속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5196억원(잠정)을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시총 비중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 17일 현재 30.18%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1.4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올 들어 외국인은 지난 17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모두 13조8069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전체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 전망치도 줄줄이 상향=증권사들의 주가 전망치도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 시각을 유지해온 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도 이날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65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코스피 상승 전망치는 1340이었다.
전문가들은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박스권 돌파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 추가 상승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대우증권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기업실적, 유동성이 모두 어우러져 상승 동력을 이끌어냈다”며 “3분기엔 1600선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승세가 추세 전환이 아닌 단기 랠리에 그칠 수 있는 만큼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기업실적 성과와 중국 강세 등으로 단기적으로 1550선까지는 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상승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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