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희대의 탈옥수’ 신창원(42)씨가 민사재판을 받기 위해 22일 ‘철통 호송’ 아래 다시 법정에 섰다. 신씨 호송은 ‘007 작전’을 방불케하듯 교도관들의 철저한 경비 속에 진행됐다.

경북 청송제3교도소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신씨를 대구교도소로 이송해 1박 시킨 후 22일 오전 11시5분 대구지법 42호 법정에 출석시켰다.

대형호송버스에 교도관 10여명이 탑승해 신씨의 움직임을 제어했고 재판을 받는 10분 동안 법정 안팎에도 교도관 10명과 법원 경비대 5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교도소 측은 의성지원서 열린 1심 재판때와 같이 수갑과 포승줄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구지법 민사1부 재판부가 민사재판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고 결정함에 따라 수갑과 포승줄을 풀었다. 그러나 법정에 참여한 대구지법 경비대원 등에 따르면 신씨의 다리를 천으로 가린 점으로 미뤄 다리에 포승줄을 맨 것으로 추정됐다.

또 지난 4월 일부 언론에서 신씨에 대해 ‘종합병원’, ‘사다리 줘도 도망 못간다’고 보도했지만 건강한 상태로 법정에 섰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신씨는 지난 2007년 12월 대구가야기독병원에서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수술을 받아 걷거나 뛰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송3교도소 관계자도 “신씨가 약 2.6㎡의 독방에서 생활해왔는데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씨는 이날 법정에서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리는 다음달 19일 법정에 출석하겠냐”는 재판부 질문에 “출석하겠다”고 대답했다.

민사재판 선고일에 출석하지 않아도 선고 판결문이 당사자에게 송달되는 점을 감안하면 신씨가 답답한 교도소를 벗어나 잠시라도 바깥 세상을 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42호 법정에서 재판을 마친 신씨는 41호 형사법정 구치감 통로를 이용해 구치소대기실로 이동한 뒤 이날 오후 1시30분쯤 청송3교도소에 재수감됐다.

신씨는 앞서 디스크 치료 기회를 주지 않아 피해가 컸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2500만원) 소송을 제기해 작년 12월 1심서 일부승소(500만원)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했다.

한편 신씨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지난 1997년 1월 부산교도소 감방 화장실의 쇠창살을 절단하고 탈옥한 뒤 2년 넘게 신출귀몰한 도피행각 끝에 1999년 7월 붙잡혀 22년6월의 형이 추가됐다.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