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미디어 관련법 개정으로 어떤 기업과 신문이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종합편성채널(종편), 보도전문채널 시장에 진입할 지 주목된다. 우선 인터넷TV(IPTV)나 DMB, 케이블TV 등 방송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유력한 진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IPTV 사업자인 3개 그룹(SK LG KT)과 케이블 채널이나 케이블 방송사를 소유한 CJ 현대백화점 롯데 태광 등이 주요 후보군이다. 이 중 CJ와 태광은 다수의 케이블 채널과 방송사를 거느리고 있어 언제든 종편 운영이 가능하다. KT도 관심의 대상이다. 유·무선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겉으로는 "관심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확신이 안 서고 '재벌 방송'이란 비난 여론도 부담스럽다는 이유를 든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거대 기업들에 방송 사업을 권하고 있는데 최소한 4대 그룹이 뛰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힘 있는 방송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현재로선 별 생각이 없더라도 경쟁 업체가 방송 사업을 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업계에선 비용이 많이 들고 규제가 상대적으로 엄격한 지상파보다는 신설되는 종편에 대기업과 신문의 관심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전문채널은 파급력이나 사업성이 떨어진다. 종편은 오락 교양 보도 등 모든 종류의 프로그램을 종합 편성해 내보낼 수 있는 '제2의 지상파'다. 자체 송출 능력이 없다는 게 지상파와 차이점이다. 송출 시설이 없기 때문에 지상파보다 적은 비용으로 설립이 가능하다. 자체적으로 광고 수주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단독 진출은 비용 면에서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업과 신문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사업권 획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신문들이 여러 대기업과 접촉하며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사의 경우 구독률(총 가구수에서 특정 신문을 구독하는 가구수 비율) 20% 이상일 경우 방송 진출을 금지한다. 하지만 국내 신문 중 20% 이상의 구독률을 보이는 곳은 없다. 따라서 사실상 모든 신문의 방송 진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상파 진출은 쉽지 않다. 신문사들 역시 규제가 심한 지상파보다 종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과거 방송 경험이 있는 중앙,동아와 중앙일보가 상당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기업과 신문이 제휴를 맺는 과정에선 주도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은 방송 사업에 관한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이 사업이 내 것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영권과 보도국 주도권의 조율이 잘 이뤄져야 제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달 시행령 의결 뒤 9월 중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 승인계획을 마련하고 연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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