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스타킹’… 시청률에 발목잡힌 SBS는 ‘울며 겨자먹기’

표절 논란 ‘스타킹’… 시청률에 발목잡힌 SBS는 ‘울며 겨자먹기’

기사승인 2009-07-24 15:59:01

[쿠키 연예]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이 담당 PD 교체에도 불구하고 폐지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SBS 예능국은 24일 ‘스타킹’의 서혜진 PD 후임으로 배성우 PD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배성우 PD는 ‘TV로펌’, ‘있다, 없다’ 등을 연출한 중견 PD다.

앞서 ‘스타킹’은 지난 18일 방송된 ‘3분 출근법’ 아이템이 일본 한 TV 프로그램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제작진이 직접 출연자를 섭외, 해당 동영상을 연습시켰고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담당 PD가 교체됐다.

표절과 조작방송은 ‘시인’, 폐지는 ‘글쎄’

‘스타킹’ 제작진은 표절 파문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22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일본 동영상을 출연자에게 제공하고 연습시켜 출연시킨 것이 사실로 드러났으며 해당 연출자를 즉시 교체하고 연출정지의 징계를 내렸다”며 “이번 표절 사건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정면 배치될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신뢰에 반하는 행위로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힌 뒤 24일 담당 PD를 교체했다.

하지만 SBS는 ‘스타킹’을 계속 유지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표절과 조작 방송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PD를 교체하는 선에서 파문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당장 제작진의 해명과 SBS의 방침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그동안 국내 지상파는 표절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조작 방송에 대해 자체적으로 철퇴를 가한 바 있다.

강호동 살려서 ‘무한도전’ 잡아야 한다

SBS가 표절과 조작방송을 시인하면서도 ‘스타킹’을 지키려고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동안 SBS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진행한 ‘X맨’을 제외하면 ‘패밀리가 떴다’가 등장할 때까지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요일은 ‘패밀리가 떴다’가 부진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누르고 KBS ‘해피선데이-1박 2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여전히 토요일은 버겁다. MBC ‘무한도전’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킹’은 SBS가 ‘무한도전’의 대항마로 키운 예능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이 10대와 2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누리고 있다면, ‘스타킹’은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가족 예능 프로그램에 가깝다. 시간대를 이동한 초반 시청률이 부진했지만, 꾸준히 1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한도전’에 맞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SBS가 ‘스타킹’의 표절과 조작 방송에도 불구하고 쉽게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장년층을 비롯,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한 시점에서 ‘스타킹’을 버린다면 SBS 예능국은 ‘무한도전’의 대항마를 다시 찾아야 한다. 최근 지상파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 화려한 MC 군단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런칭을 거두기 힘든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위험천만한 모험이다. 유재석과 함께 최고의 예능 MC인 강호동이 유탄을 맞게 된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스타킹’은 지금까지 ‘무한도전’과 맞붙은 예능 프로그램 중 그나마 가장 선전을 펼치고 있다”며 “SBS 입장에서는 ‘스타킹’과 강호동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SBS는 ‘스타킹’ 폐지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표절과 조작방송 파문으로 인해 시청률이 하락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지만 마땅한 대응책도 없다. 당분간 ‘스타킹’이 만신창이가 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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