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은행 부실채권비율 1%로 낮춰라”…20조원 이르는 부실채권 정리할 듯

정부 “은행 부실채권비율 1%로 낮춰라”…20조원 이르는 부실채권 정리할 듯

기사승인 2009-07-30 17:25:01
[쿠키 경제]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부실채권 정리작업이 다음달부터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가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 여신/총여신)을 연말까지 1%까지 낮추도록 지도하고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치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이 본격 활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부실채권비율 산정 기준이 되는 고정이하 여신이란 금융기관의 여신을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나눌 때 고정 이하의 부실 여신을 가리킨다.

하반기에 은행권이 정리해야 할 총 부실채권 규모는 20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기업구조조정 추진 상황과 금융회사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보고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6월 말 현재 1.5%인 수준인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을 연말까지 1%로 줄이도록 지도하기로 함에 따라 은행권은 현재 19조6000억원에 이르는 부실채권의 3분의 1가량인 6조5000억원을 연말까지 털어내야 한다. 여기에다 하반기에 신규로 발생할 부실채권을 고려할 때 은행들이 실제로 정리해야 하는 부실채권은 2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에는 신규 부실채권이 16조9000억원 발생했다.

이처럼 정부가 부실채권 정리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금융당국은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반기에도 부실채권 정리 필요성을 자주 언급해왔다.하지만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털어낼 경우 결국 부실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밀어붙이기에 위험 요소가 적지 않았다.이제는 경기하강 위험이 크게 줄어든 만큼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을 높이고 부실기업 정리를 본격화해 경제 전체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 방안과 관련, 금융당국은 부실채권 지도계획에 맞춰 은행별로 부실채권 감축 목표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분기별로 이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추경호 금융정책국장은 “모든 은행이 원칙적으로 1%를 맞춰야 한다”며 “다만 개별 은행과 협의 과정에서 은행에 따라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18개 은행 중 수출입은행(0.47%)을 빼고는 모두 부실채권비율이 1%를 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1.77%), 농협(1.77%), 하나은행(1.72%) 수협(2.95%) 등 비율이 높은
은행들은 부실채권 정리 압박을 가장 강하게 받게 됐다. 부실채권 정리를 지원하기 위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도 다음 달에 설치된다. 공적자금관리위가 부실자산 인수 기준을 마련하면 정부는 20조원을 한도로 올해 운용되는 구조조정기금을 투입, 부실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기업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채권은행들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11개 그룹 가운데 9곳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데 이어 나머지 2곳에 대해서도 상반기 경영실적을 토대로 하반기에 약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
배병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