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그룹 티아라(은정, 큐리, 소연, 지연, 보람, 효민)가 30일 공식 데뷔했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통해서다.
티아라는 국내 대형 기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가 발굴한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이다. 코어콘텐츠미디어는 엠넷미디어와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 이효리와 옥주현, SG워너비 등 두 회사에 소속된 연예인만 해도 수십 명이 넘는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광수 이사는 국내 가요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내숭 떨지 말고 친숙하게=티아라는 첫 무대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가요 프로그램이 아닌 것도 의외지만, ‘라디오스타’를 선택한 것은 파격 그 자체다. ‘라디오스타’는 MC 4인방이 아슬아슬한 수위의 짓궂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 막 데뷔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티아라는 이날 방송에서 ‘라디오스타’를 철저하게 활용했다. 티아라는 어느 카메라를 어떻게 쳐다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다소 가식적인(?) 코멘트로 방송을 시작했다. 국내 대형 기획사가 수년간 육성, 발굴한 그룹이 기본적인 카메라 워킹을 모른다는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은 계산적인 행동인 셈이다.
티아라가 지상파 데뷔 무대로 ‘라디오스타’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티아라는 데뷔 전부터 소속사의 잦은 홍보로 인해 유명세를 떨쳤다. 이에 거부감을 느낀 안티 팬들도 상당했다. 여성 아이돌 그룹들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일반적인 데뷔는 평범하다는 인식만을 안겨줄 뿐이다.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했다.
티아라와 ‘라디오스타’의 궁합은 안성맞춤이었다. ‘라디오스타’는 티아라 멤버들의 이름과 얼굴을 철저하게 부각시켰고, 시종일관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티아라 멤버들은 전 남자친구들에게 영상편지를 띄웠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개인기를 선보였다. 제2의 김태희라는 별명이 붙은 지연은 김구라의 독설에 잠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디오스타’의 독설에 당하면서도 티아라는 당차게 자신들을 어필했다. 지연이 개인기로 선보인 송판 격파는 다분히 상징적인 장면이다. 지연은 1차 송판 갯수로 9장에 도전했고, 2차로 5장을 격파했다. 이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멤버 숫자와 일치한다. 김광수 이사 또한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한 달 안에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티아라는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당초 소녀시대 멤버에서 탈퇴한 소연, 가수 전영록의 딸인 보람 등은 벌써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은정과 효민의 예쁜 미모도 부각되고 있다. 비록 가요 프로그램이 아니지만, 이보다 더 좋은 데뷔는 없는 셈이다.
△어느 정도 성과 올릴까=올해 가요계는 그야말로 여성 아이돌 그룹 전쟁이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2강 체제를 2NE1이 위협하고 있고, 브라운아이드걸스와 카라가 컴백했다. 포미닛과 애프터스쿨도 맹추격하고 있는 중이다. 티아라는 가장 후발주자다.
티아라는 늦은 데뷔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타이틀 곡 ‘거짓말’은 성인 가요 느낌이 들 정도로 철저하게 대중적인 멜로디를 강조했다. 여기에 국내 대형 기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와 엠넷미디어가 든든하게 뒤를 받친다. 케이블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콘셉트가 아직 모호하다. 소녀시대는 뛰어난 가창력과 화려한 군무가 있다. 원더걸스는 섹시 이미지, 2NE1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강조한다. 브라운아이드걸스와 카라는 이번 컴백에서 후크(Hook) 송을 전면에 내세웠다. 티아라 만의 차별화 전략이 시급한 시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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