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라이트 라운드’의 저작권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워너채플뮤직코리아 측은 “곡 전체가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표절이 의심되면 저작권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드래곤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표절이 아니다. 완곡을 들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FT아일랜드 3집 ‘빙빙빙’도 표절 논란을 겪고 있다. 일부 가요 팬들은 ‘빙빙빙’의 전주 부분이 영국 밴드 ‘맥플라이(McFly)’의 ‘파이브 컬러즈 인 허 헤어 맥플라이(Five Colours In Her Hair McFly)’와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단 베끼고 나중에 사후협상=남성 3인조 힙합 그룹 E는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가요 팬들은 답답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원 저작권자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표절 시비를 가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1999년 공연윤리위원회가 법 개정을 통해 사전 음반 심의기구를 없애면서 표절 문제가 친고죄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원 저작권자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표절 여부는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하다.
가수 이효리는 원 저작권자의 문제제기로 인해 치명타를 입었다. 이효리는 2006년 발표한 2집 타이틀 곡 ‘겟챠(Get Ya)’에 대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썸씽(Do Something)’의 원 저작권자가 일부 표절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밝혀 2집 활동을 접었다.
외국 뮤지션의 곡을 무단으로 샘플링(특정 녹음물에서 일정 부분을 기술적으로 추출해 쓰는 것), 리메이크(한 작곡자에 의해 제작된 곡을 편곡만 달리해 다시 녹음하는 것)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여성 4인조 그룹 J는 지난해 외국곡을 차용한 A곡으로 54억여원의 음원 수익을 올렸다. 이 곡은 발표 당시 아이돌그룹 멤버가 작사하고 유명 작곡가가 편곡에 참여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저작권 정보를 변경했다. 작사가와 작곡가가 아예 바뀐 것이다. 그룹 J 소속사는 “해당 작곡가에게 문의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내놨다.
원 저작권자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무단 샘플링과 리메이크는 명백한 표절이지만, 그룹 J의 A곡은 엄청난 저작권 수익을 올리고 슬쩍 넘어갔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외국 뮤지션의 경우 국내 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 표절 논란이 있어도 미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친고죄를 악용해 표절하는 뮤지션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요즘 가요계는 저작권이 주요 수익 중 하나다. 일단 표절로 저작권 수익을 올리고 나서 원 저작권자와 수익을 나누는 등의 사후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표절 가수가 인기 몰이=최근 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MC몽과 이승기는 아픈 과거가 있다. 표절 가수라는 닉네임이 바로 그것이다.
2006년 10월 수원지방법원은 2004년 발매된 MC몽의 1집 ‘너에게 쓰는 편지’가 그룹 ‘더더(The The)’의 ‘잇츠 유(It’s You)’를 표절했다며 원 저작권자 강모씨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같은 해 이승기 2집 ‘가면’은 미국 그룹 마룬파이브(Maroon5)의 ‘디스 러브(This love)’와 표절 시비가 일었다. 이승기 측은 샘플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승기 2집 음반에는 ‘가면’이 ‘디스 러브’를 샘플링한 어떠한 정보도 담겨 있지 않았다. 무단 샘플링인 셈이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표절은 가수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줬다. 가요계 퇴출이 불가피했다. 그룹 ‘룰라’는 1995년 3집 타이틀 곡 ‘천상유애’가 일본 그룹 ‘닌자’의 ‘오마츠리 닌자’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해체 위기를 겪었다. 이듬해 김민종은 ‘귀천도애’가 일본 가수 튜브(Tube)의 ‘서머 드림(Summer Dream)’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잠시 가수에서 은퇴하기도 했다.
한국음악출판사협회(KMPA)는 “8마디 이하를 베끼는 것은 표절이 아니라는 오해는 잘못된 것”이라며 “원곡의 멜로디, 가사, 리듬, 편곡방식 등을 허락 없이 가져다 쓰는 모든 행위가 표절”이라고 밝히고 있다. 원 저작권자가 직접 나서야 하는 친고죄를 악용해 무단 샘플링과 리메이크 등을 일삼는 일부 뮤지션들의 반성이 시급한 시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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