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김민석 미래기술원장 “통역해 주는 휴대폰 먼 일 아니죠”

SK텔레콤 김민석 미래기술원장 “통역해 주는 휴대폰 먼 일 아니죠”

기사승인 2009-08-18 18:18:00

[쿠키 경제]‘외국인과 의사소통이 안돼 난감할 때 통역을 해주는 휴대전화, 자판을 누르거나 화면을 터치할 필요 없이 음성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휴대전화, 개인비서처럼 내가 말하지 않아도 시간대별로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를 착착 보내주는 휴대전화….’

김민석(45)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이 구상하고 있는 휴대전화의 미래상이다. 미래라고 해서 먼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개발해온 일부 기술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미래기술원은 SK텔레콤의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첨병이다. 시장 포화 상태인 음성통화 너머의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임무다. SK텔레콤 내에서 NI(넥스트인터넷)기술원이 무선인터넷, 네트워크기술원이 네트워크 관련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조직이라면 미래기술연구원은 아이템의 제한 없이 2년 이상 투자하는 중장기 연구를 진행한다.

전자공학, 전산, 물리, 언어, 교육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80명이 미래기술원에 몸 담고 있다. 박사학위 취득자가 20%, 석사가 60%이며 평균 연령이 30대 초중반인 젊은 조직이다. 김 원장은 ‘휴대폰은 창조’라고 생각한다.

이들을 이끄는 김 원장은 전자공학도 출신으로 SK텔레콤에서 R&D 분야를 오랫동안 맡아 서비스기술연구원장, 미래사업개발본부장을 역임했다. 김 원장은 지난 4월 정만원 사장의 SK텔레콤 비전 발표 이후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당시 정 사장은 “향후 5년간 융합 및 신규서비스 개발에 3조원 투자한다”며 5대 성장기술 과제를 제시했다. 개인화, 이종산업간 융합, 유무선 차세대 네트워크 고도화, 기업용 플랫폼, 지능형 전력망이 5대 과제인데 이중 개인화와 융합기술이 미래기술원의 주요 연구 영역이다.

김 원장은 개인화를 미래의 핵심 트렌드로 보고 ‘모바일 개인비서’ 개념의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테면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 스케줄을 알려주고 저녁엔 구미가 당기는 음식점을 알아서 보여주는 식이다. 아플 때는 원격 진단 서비스를 제공, 주치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김 원장은 “모바일 광고도 주변 상황에 맞춰서, 개인 맞춤형으로 실제 필요한 광고를 모바일로 보내주면 해로운 스팸이 아니라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상품매장에 손님이 들어섰을 때 시스템이 홍채에 담긴 개인정보를 인식, 해당 고객이 현재 필요로 할만한 제품을 권하는 장면과도 상통하는 대목이다.

김 원장은 개인화 기술과 관련해서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UX)’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력이 소비자로 옮겨온 현 시대에는 “어떤 기업의 어떤 서비스가 나의 경험을 다양하게, 윤택하게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핵심 트렌드가 될 UX로 음성인식을 꼽았다. 오래전부터 회자돼 왔지만 아직 제대로 안되고 있는 주제다. 김 원장은 “오래 전부터 상용화 준비를 한 것으로 머지 않은 시점에 음성으로 웹 검색, 음악 검색 등이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번역도 개발이 상당부분 진척된 분야다. 자동번역과 음성인식이 결합되면 간단한 통역이 가능해져 해외 여행시 휴대전화가 가이드로 변신할 수도 있다.

김 원장은 미래기술원의 수평적 의사소통 구조를 자랑했다. 연구원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상하 구분 없이 모여 자유분방하게 토론한다. 하지만 연구원 80명으로 미래기술을 준비하기엔 한계가 있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들었다. 조직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기술과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김 원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이 잘 되면 네트워크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협력 업체와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사진=홍해인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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