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홍일(61)씨의 몰라보게 수척해진 모습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홍일씨는 행동 및 언어 장애로 거의 말을 하지 못하고 휠체어에 탄 채 생활해왔다.
최경환 비서관이 19일 전한 바에 따르면 홍일씨는 전날 오후 김 전 대통령 임종 직전 가족들과 함께 마지막 기도를 드렸다. 이때 홍일씨는 힘겹게 입을 떼 한음절씩 "아, 버, 지"라고 불렀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사력을 다해 부른 것이었다. 이어 담당의사가 김 전 대통령의 사망을 알렸다.
홍일씨는 빈소가 마련되자 영정에 헌화를 하려 했으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고 국화를 든 손은 파르르 떨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악화된 지난 9일부터 임종까지 3차례 병원에 들렀다.
그는 50대 중반 파키슨병이 발병한 후 공개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은 채 투병생활을 해왔다. 병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부는 그가 독재시절 아버지의 활동을 돕다 심한 고문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이 여사의 자서전에 따르면 공군 중위로 병역을 마칠 정도로 건강했던 홍일씨는 80년 부친의 내란음모 혐의를 허위자백하지 않으려다 고문을 받았고, 고통을 못이겨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런 장남에게 특별한 미안함을 가졌다고 한다. 1996년 총선당시 권노갑 전 고문이 자신의 목포 지역구를 홍일씨에게 물려준 것도 이런 김 전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홍일씨는 3선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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