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달성공원 주변의 윤락 여성을 상대로 사채업을 하다 구속된 이모(52·여)씨 부부는 점을 보러 온 20대 여성을 빚지게 한 뒤 성매매를 강요해 수년간 10억원을 뜯어 지난 3월 구속된 무속인 김모(33·여)씨 자매의 부모로 밝혀졌다.
김씨 자매는 2002년 자신들이 운영하는 점집에 점을 보러온 A(27·여)씨에게 액운을 풀어야 한다며 500만원짜리 굿을 하도록 꾀었는데 A씨가 굿에 쓸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김씨 어머니로부터 사채 200만원을 빌려 썼다.
이 사채 등을 계기로 A씨의 빚은 차츰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A씨는 빚을 갚기 위해 김씨 자매의 감시 속에 성매매를 강요받아 지난 2월까지 무려 10억3000만원을
뜯겼다. 이들은 A씨를 이용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짭짤해지자 자신들은 별다른 직업 없이 대구 중심가의 대형 아파트에 살면서 외제 자동차를 굴리는 등 호화 생활을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으며, A씨의 장부에는 성매수 남성 500여명의 연락처가 빼곡했다.
이들은 A씨의 성매매를 통한 돈벌이를 자매끼리 돌아가면서 했고 여기에는 자신들의 남편과 사촌까지 가담, 결국 김씨 자매 2명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어머니 이씨와 친척 등 5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 사건은 현재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비롯해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등이 진행 중이다.
한편 이씨 부부가 이번에 또 경찰의 눈에 띄게 것은 이들이 지난 2∼3월경부터 A씨와 관련된 사건으로 경찰에 불려다니면서 한동안 달성공원에 보이지 않다가 최근 다시 달성공원 일대에서 윤락여성 갈취에 나서면서부터다.
이씨 부부는 윤락여성들에게 주로 “성매매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어내고 이 여성들이 빌려간 돈을 갚지 않으면 성매매를 시켜 화대를 가로채는 수법으로 2003년부터 지금까지 15명으로부터 5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부부는 6년 전부터 이 같은 짓을 해왔다고는 하나 경찰은 실제 이들의 범행이 더 오래됐으며 이것이 결국 자신의 딸들에게도 본보기가 돼 A씨 사건에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 부부에게 ‘손자가 있던데 나중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범행을 알게되면 뭐라고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말 없다가 ‘사건 조사만 하라’고 대답했다”며 “창피를 모르는 그야말로 ‘막장가족’의 표본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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