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는 23일 영결식 조사에서 “대통령님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도 높이 평가하는 우리 현대사의 위대한 지도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민족화해를 실천하기 위해 헌신해왔다”고 애도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선거에 의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어 정치발전의 확고한 기틀을 닦았다”며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화해와 교류협력의 큰 길을 열고, 2000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칭송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의 차이를 떠나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추도사를 맡은 박영숙 미래포럼이사장은 “이 땅의 민주주의는 당신의 피와 눈물 속에 피어났다”면서 “당신께서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이희호 여사의 대학 후배인 박 이사장은 여성운동을 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가 결혼하기 전부터 각각 알고 지낸 지인으로 1987년 김 전 대통령이 총재로 이끌었던 평화민주당 창당 때는 부총재로 합류하기도 했다. 88년 여성으로는 처음 비례대표 1번을 평민당에서 배정받았다.
박 이사장은 “독재 정권 아래에서 숨쉬기조차 힘들 때,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희망이었다”며 “숱한 투옥, 망명, 연금을 당하고 늘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렸지만 뜻을 꺾지 않고 내일을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자신을 그토록 핍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독재자들을 모두 용서하셨고 ‘용서와 화해’라는 귀한 유산을 남기셨다”며 “진정으로 관대하고 강한 사람만이 용서와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고 추도했다. 박 이사장은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는 마지막 말씀을 새기겠다”며 “김대중이 없는 시대가 실로 두렵지만 이제 놓아드려야 할 것 같다. 지난날은 진정 고단했으니, 부디 편히 쉬시라”고 추도사를 마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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