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국내 굴지의 대형 연예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그룹 동방신기의 영웅재중과 시아준수, 믹키유천 등 세 멤버가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불거진 해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모양새다. 새 그룹인 여성 5인조 ‘에프엑스(f(x)·빅토리아, 크리스탈, 엠버, 설리, 루나)’가 출범했고, 유노윤호는 MBC ‘맨땅에 헤딩’으로 정극 연기에 도전한다.
△본격 아시아 겨냥=SM의 첫 번째 승부수는 에프엑스다. 에프엑스는 함수식을 뜻하는 수학 기호를 차용했다는 점부터 국내외 전방위적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권역에서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는 각오다.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여자 동방신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SM은 에프엑스가 해외 진출에 도전한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SM의 한 관계자는 “우선 국내 활동에 집중하겠지만,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이라며 “일본보다는 중국쪽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중화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슈퍼주니어의 후광을 입을 확률이 높다.
에프엑스가 신인 그룹으로 당찬 포부를 밝히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동방신기 해체 위기와도 연결된다. SM은 동방신기 세 멤버의 독자적인 행동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주가는 급락했고, 대내외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H.O.T가 해체한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SM은 이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동방신기의 해체 위기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최악인 시점에서 새 그룹을 선보이는 것 자체가 일종의 도박이지만, SM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SM은 소속 가수들이 모두 참여하는 ‘SM타운’이라는 이름의 음반을 발매할 정도로 가족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맏형’ 그룹인 동방신기의 존폐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막내’ 그룹인 에프엑스를 출발시키는 것을 두고 너무 냉정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M의 한 관계자는 “에프엑스의 데뷔 시점은 동방신기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에프엑스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그룹”이라고 강조했다.
△침묵 계속될까=유노윤호 또한 SM의 키를 쥐고 있다. 유노윤호는 오는 9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에 출연한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 데뷔 이전부터 기본적인 연기 트레이닝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맨땅에 헤딩’은 가수와 연기자 겸업의 신호탄이다.
하지만 유노윤호는 첫 드라마 데뷔가 무척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가수 출신 연기자로 겪게 될 연기력 논란이나 시청률 부진이라는 돌발 변수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동방신기 해체 위기가 눈 앞에 놓여 있다. 동방신기 세 멤버의 가처분 신청 결과가 ‘맨땅에 헤딩’ 방영 시점에 나온다면 유노윤호는 어떠한 식으로든 유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유노윤호는 최강창민과 함께 세 멤버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 출연으로 인해 대중에게 노출이 극대화되는 시점에도 계속 침묵할 것인지 주목된다. 아울러 동방신기 해체 위기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감행한 유노윤호와 SM이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에프엑스 집중하면서 변화 꾀할 듯=당분간 SM의 목표는 동방신기의 해체 위기를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에프엑스의 성공적인 데뷔로 포커스가 맞춰질 확률이 높다. 유노윤호의 연기자 데뷔는 ‘맨땅에 헤딩’이 일종의 위탁 관리를 할 수 있다.
에프엑스는 1일 싱글 ‘라차타(LA chA TA)’를 공개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투애니원(2NE1)과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티아라 등 여성 그룹들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가요계에 연착륙하는 것이 급선무다. 음악 프로그램에만 출연하는 고급화 전략을 쓸 것인지,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끼를 선보이는 대중화 전략을 택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와 더불어 SM은 소녀시대와 샤이니의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녀시대와 샤이니는 동방신기의 해체 위기로 인한 집안 단속 차원에서 활동을 다소 일찍 중단한 측면이 있다. 이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위 행사 중심의 내수 시장을 찾고,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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