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전 고문의 국내 체류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권 전 고문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재결집한 동교동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동교동계 인사들도 이구동성으로 권 고문의 현실 정치 참여는 아니라고 말한다. 동교동계의 맏형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동교동계 한 인사는 “권 고문 등은 현실정치에 김 전 대통령이 이용되는 것에 대한 위기 의식이 크다”면서 “김 전 대통령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고인의 뜻이 왜곡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최근 김 전 대통령이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통합하라’는 유훈을 남겼다고 주장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동교동계에선 ‘DJ의 유지를 갖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고 지난 1일엔 장성민 전 의원은 “DJ는 정치인 중에 거짓말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며 유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사실상 동교동계의 1차 공개 경고인 셈이다.
동교동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박 의장은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그런 논란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면서 “(유언 공개는) 독단적으로 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진영 통합론을 두고 정세균 대표와 박 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와 동교동계 등의 주도권 다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실 정치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한화갑 한광옥 두 전직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로 통합론이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복당 문제가 해결이 안된다면 ‘구심점 잃은 호남’에서 중심 세력이 돼 따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민주당 인사 입각설에 대해 “우리당의 주요한 인사까지 거론해 그 분들의 이미지에 손상을 가져오는 일은 잘못된 공작적 행태로서 우리 당 어떤 인사도 이명박 정권의 희생물이 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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