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디터 송수정 “난 한국 사진과 해외 사진의 교류 창구”

포토 에디터 송수정 “난 한국 사진과 해외 사진의 교류 창구”

기사승인 2009-09-04 17:13:00

[쿠키 문화] 국내 사진계에서 송수정(37·사진)씨의 입지는 독특하다. 사진작가나 사진평론가가 아니지만 좋은 사진이 어떤 것인지, 누가 좋은 작가인지, 그리고 사진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등에 관한한 그녀의 안목은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세계적인 권위의 ‘월드프레스포토(WPP)’는 작년과 올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그녀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 송수정의 사진을 보는 눈을 국제적으로도 공인한 것이라고 하겠다.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만난 송씨는 ‘포토 에디터’라고 쓰인 명함을 건넸다. 포토 에디터라는 직업이 낯설다고 했더니 “사진을 고르고 작가를 발굴하고 전시회를 기획하는 일들을 한다”면서 “큐레이터나 기획자라고 하면 헷갈리니까 외국에서 많이 쓰는 포토 에디터라는 말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씨의 하루 일과 중 상당 부분은 이메일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외국 작가나 작품을 국내와 연결시키는 일을 많이 해요. 외국에서는 한국에 어떤 사진이 있는지, 어떤 작가가 활동하는지 잘 모르니까요. 또 한국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도 해요. 아직 돈을 버는 건 아니고, 세계 사진계와 우정을 쌓는 단계라고 할 수 있죠.”

송씨가 자신을 “한국 사진과 해외 사진의 교류 창구”로 규정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 사진계는 그동안 너무 폐쇄적이었고, 밖으로 치고 나가려고 노력하지 않았어요. 저는 한국 사진을 밖으로 끌어내고 싶어요. 또 외국 사진계에 대한 정보도 너무 부족해요. 요즘 해외 작가들의 사진전도 많이 열리는데 이름난 몇몇 작가에게만 사람들이 몰려가잖아요. 저는 사진을 보는 취향들이 훨씬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봐요.”

송씨와 사진과의 인연은 10여년 전 한 잡지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폐간된 잡지 ‘지오(GEO)’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사진가들의 작품을 싣는 것으로 유명했고, 송씨는 이 잡지에서 8년간 일하며 4년간 편집장을 지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매그넘’ ‘파리 마치’ 등에 작품을 싣는 최상급 작가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녀는 사진을 보는 눈을 키웠고, 이들과의 국제적 네트워크는 그녀의 직업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됐다.

‘지오’와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캄’ 편집장을 지낸 후 송씨는 본격적으로 포토 에디터로 나섰다. 사진전을 기획하고, 국내외 사진 콘테스트에 심사위원으로 나가고, 출판이나 강의에도 관여하면서 자신의 안목과 네트워크를 판다. 12일부터 울산시내에서 열리는 ‘제1회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의 큐레이터도 맡고 있다. 송씨는 “1990년대 지방자치단체들에서 영화페스티벌 붐이 있었는데 요즘은 사진축제가 붐을 이루는 것 같다”라며 “사진이 그만큼 대중적인 장르가 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씨가 반 년을 들여 준비했다는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내추럴리즘’이다. 어떤 작가들을 초청했느냐고 물었더니 “연령대가 다양하고 작품의 성격이나 형식도 다 다르지만,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 대해 누구보다 성실하고 진지하게 고민해온 작가들을 선별했다”며 “특히 영국에서 한참 뜨는 사진가 스테판 질(Stephen Gill)이 오리지널 프린트를 흔쾌히 보내줘 기뻤다”고 대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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