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략폰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제트’가 해외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제트’의 국내 모델인 ‘햅틱 아몰레드’가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GfK 자료를 보면 8월 마지막주 유럽 주요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제트가 판매 순위 상위권에 오른 곳은 영국(14위)뿐이다. 제트는 독일에서 39위(8월 3주차), 러시아 90위, 스페인 109위, 이탈리아에서 112위를 기록했다. 2005년부터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점유율 1위를 독주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제트는 46위에 그쳤다. 명색이 전략폰인 제트로선 초라한 실적이다. 제트 대신 ‘스타’를 필두로 한 다른 제품들이 유럽에서 삼성폰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
국내에선 햅틱 아몰레드가 하루 평균 3000대 이상 개통되고 있으며 지난주에는 4000대를 넘어섰다. 지난 7월 출시된 햅틱 아몰레드는 두 달만에 30만대 이상 팔렸다. 삼성전자는 햅틱 아몰레드 돌풍에 힘입어 지난달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올 들어 가장 높은 5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햅틱 아몰레드의 이 같은 국내외 온도차는 마케팅 전략 이원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햅틱 아몰레드는 이름부터가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부각시켜 ‘보는 휴대전화’임을 강조한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기술 용어를 제품명으로 사용함으로써 ‘첨단’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해외에선 여타 휴대전화와 그다지 차별화되지 않는 이름(제트)으로 나왔다. 마케팅 콘셉트도 ‘혁신적 디스플레이’가 아닌 ‘스마트폰보다 더 똑똑한 스마트폰’으로 잡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휴대전화로 각인되지 못하면서 판매가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