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KT가 KTF와 합병한 지 8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그동안 통합 KT는 이석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인사, 조직, 브랜드 등 다각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합병 시너지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T는 지난 6월1일 통합법인 출범을 전후해 현장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고 외부 인사 수혈도 단행했다. 또 연공서열식 인사제도와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공기업 잔재인 직종 구분과 직급 체계를 없애고 보수 체계도 개인 성과에 따른 등급으로 개편했다. 중소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100% 현금 결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상생방안'도 내놨다.
7월엔 '올레(olleh) 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 방향을 발표하고 기업이미지(CI)도 기존 'KT'에서 'olleh KT'로 바꿨다. '올레'는 고객의 환호를 나타내는 감탄사, 'Hello'를 거꾸로 쓴 역발상 경영 등을 의미한다. 합병 이후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KT-KTF 합산 실적에 비해 2.7%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9.9% 늘었다.
그러나 고객 서비스 측면에선 삐걱거린 부분이 있었다. KT는 기존 KTF 멤버십 고객에게 제공하던 음식점 할인 등 제휴 서비스를 7월부터 축소했다. 통합 KT 차원의 서비스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지만 기존 고객 입장에선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지난달에는 통합 전산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오류가 발생, 번호이동 등 고객 서비스 업무 처리가 일부 지연됐다. 복구가 즉각 이뤄지지 않자 "유선통신 브랜드 '쿡'과 '올레' 광고는 대대적으로 하면서 정작 고객 서비스는 소홀한 것 같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휴대전화 사용자 커뮤니티 회원은 "시끌벅적하게 통합해서 잔뜩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요금을 내리지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