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그는 공항에서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상황은 180도 변했다.
‘한국 비하’ 파문으로 8일 그룹 2PM을 전격적으로 탈퇴한 재범(22·박재범)을 향한 동정론이 쏟아지고 있다. 4년 전에 쓴 글로 나흘 동안 십자포화를 퍼붓던 인터넷은 하루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2PM 팬덤을 중심으로 일반 가요 팬들에 이르기까지 재범의 탈퇴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치고 있다.
△쉴 새 없었던 나흘=재범의 한국 비하 파문이 처음 전해진 것은 지난 5일. 그의 연습생 시절인 2005년과 2007년 미국의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 “한국이 싫다”는 등의 글을 남긴 것이 화근이 됐다. 곧바로 인터넷은 발칵 뒤집혔다. 재범과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발빠르게 공식 사과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비판 여론은 극에 달했고, 2PM 탈퇴 요구가 쇄도했다. 재범을 감싸주려는 2PM 멤버들과 팬들은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일파만파로 번진 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여론이 달아오르자 재범은 고심 끝에 2PM을 탈퇴, 미국 시애틀로 돌아갔다.
△하루 만에 반전=인터넷은 정적에 휩싸였다. 가요계 정상으로 치닫던 그룹의 리더가 팀을 탈퇴, 초췌한 모습으로 출국하자 동정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불과 하루 만에 그를 비판하는 여론은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설마가 현실이 된 것에 따른 충격으로 보인다. 민족주의와 군중심리, 마녀사냥을 자성하자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공식적인 의사표현이 아니라 순간적인 감정의 표현이며 전적으로 글의 주제가 한국인에 대한 평가도 아니고 자신의 처지에 대한 토로였다”며 “혈기왕성한 젊은이의 실수에 대해 너무 가혹했다”고 지적했다.
△2PM과 재범 어떻게 될까=JYP 측은 2PM과 재범의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재범의 전격적인 탈퇴로 인해 여론이 반전된 것을 감안할 때 2PM은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한 뒤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겠지만 해체 등의 파국을 맞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미국으로 돌아간 재범은 당분간 자숙하며 음악 공부에 매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비하 파문에 대해 본인이 직접 사과한 상황에서 지금처럼 동정론이 힘을 얻어간다면 국내 복귀를 시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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