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출간된 ‘위험한 경제학’(도서출판 더난)의 서문이다. 책은 출간 6일만에 인터넷서점 예스24 판매집계에서 12위에 올랐다. 광고 한 번도 안하고 벌써 다섯 번째 재판을 찍고 있다. 출판사 쪽에서는 “올해 나온 경제·경영서 가운데 판매속도가 가장 빠른 축에 든다”고 말했다.
저자는 38세의 젊은 연구자 선대인씨다. 그는 정확한 분석과 예측으로 유명한 김광수경제연구소의 부소장이다.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마쳤으며 서울시 정책전문관을 거쳤다.
지난 7일 인터뷰에서 선씨는 “경기회복은 환상에 가깝고, 한국경제는 구조적으로 한층 더 위험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너무나 위험한 상황인데 정부나 언론이 부풀리는 낙관론을 믿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서민들에게 경고사인을 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부동산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선씨는 2005년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공저)를 시작으로 2008년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공저)를 썼고, 이번에 세 번째로 부동산 문제를 다뤘다. 다음 달 출간되는 ‘위험한 경제학 2권-서민경제의 비밀’ 역시 부동산을 중심으로 서민경제의 문제를 분석한다.
국내에서 선씨만큼 꾸준히 부동산거품을 경고해온 저자는 찾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그를 비판론자 또는 비관론자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경제경영서 저자들 가운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설적으로 사실을 얘기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점에서 그의 가치를 높이 인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선씨가 이번 책을 통해 집요하게 공격하는 대상은 경제위기극복론과 주택공급부족론이다. 이 둘은 부동산 경기 부양론을 떠받치는 축이기도 하다. 주택공급이 부족해 최근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분석에 대해서 그는 “이미 수도권은 만성적인 공급 과잉 상태로 일류 건설회사조차 임직원들에게 분양물량을 떠넘기는 중인데 도대체 뭐가 부족하다는 것이냐”고 되묻고, “오른 집값을 합리화해주려는 논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전세난에 대해서도 “집 사길 포기하고 전세를 구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미국에서도 집값이 너무 비싸니까 렌트로 돌아서는 현상이 있었고, 그 후에 집값 대폭락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경제가 위기를 벗어났다는 얘기를 “환상”이고 “허구”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버블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V자 회복이 아니라 만성적인 경기침체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 위기의 한복판에는 부동산버블이 있다. 가계, 중소기업, 중산층, 은행 등이 다 부동산에 물려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지금 집을 사야 하는지 물어봤다.
“나 같으면 집 안 산다. 수십 억이 있다고 해도 지금 이런 상황에선 집을 살 이유가 없다. 터무니없는 가격이니까. 집값이 빠지면 그때 사면 된다. 적어도 몇 년 안에는 빠진다.”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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