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과 호 등을 딴 시설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지난달 25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 상무지구 시청사 앞 미관광장 명칭을 ‘평화공원’으로 결정하고 21일 표지석 설치와 함께 제막식을 갖는다. 시는 89억원을 들여 2만4000㎡ 규모로 조성한 이 공원의 이름을 당초 인동초공원, 인동초평화공원 중 하나로 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그러다가 공식 명칭은 ‘평화공원’으로 하는 대신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의미에서 공원에 인동초 1만 그루를 심고 인동초공원으로도 부르기로 했다.
전남 함평군도 김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나비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엑스포공원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지난달 30일 이곳에 인동초를 심고 ‘인동초공원’으로 명명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난달 24일 도청사 앞 공원부지를 ‘김대중광장’으로 이름짓고,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주민들의 소통공간으로 꾸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는 앞서 2005년 11월 개청한 무안 남악신도시 도청사 대강당의 명패를 ‘김대중강당’으로 달았으며, 목포와 신안 압해도를 연결하는 연륙교 이름도 ‘김대중대교’로 확정했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압해대교’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밖에 목포시는 2003년 11월 이후 도청 입구 네거리 왕복 8차선 대로의 명칭을 김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후광길’로 했다. 광주시도 2005년 상무지구 치평동에 4만여㎡ 규모로 들어선 전시컨벤션센터를 ‘젝스코(GEXCO)’에서 ‘김대중컨벤션센터’로 개명해 사용중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와 전남도민들은 “남북화해와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바친 김 전 대통령의 뜻과 업적을 기리는 것은 좋지만 아무데나 마구잡이로 이름을 붙이는 것은 볼썽사나울 뿐 아니라 오히려 고인의 뜻에 어긋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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