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열린 공간(Open Zone)을 뜻하는 LG텔레콤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오즈’(OZ).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여행하는 환상의 나라다. 오즈는 고대 히브리어로 힘, 권능을 의미한다. 15일 서울 상암동 LG텔레콤 본사에서 만난 김철수 비즈니스개발부문장(부사장)은 ‘오즈의 마법사’다. 지난해 오즈의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오즈 운영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즈 가입자는 지난달 90만명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100만명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오즈는 이동통신 3위 LG텔레콤이 차별화를 고민한 끝에 내놓은 작품이다. 김 부사장은 “우리가 앞설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경쟁사가 영상통화에 주력할 때 우리는 본격적인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인터넷은 요금이 비싸고 볼거리도 빈약하며 사용법도 불편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다. 이 3가지 부정적 포인트를 바로잡는다면 경쟁사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요금은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보다도 낮게 월정액 6000원으로 정했다. 김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착한 요금”이라고 자부했다.
볼거리 문제는 유선상의 인터넷을 그대로 휴대전화로 가져오는 공간으로 해결했다. 기존 모바일 인터넷은 각 이통사의 자체 포털망(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을 통한 폐쇄적인 구조로 볼거리가 제한됐으나 오즈는 PC 화면에서처럼 웹서핑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했다. 사용 방식면에서도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여러 번 클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대폭 줄였다.
개발 초기엔 “(모바일 인터넷은) 남들도 하고 있는 것인데 대표 브랜드로 만들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즈는 출시 1년 반이 지난 지금 순항 중이다. 김 부사장은 “평범한 서비스를 탁월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기대했던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며 “모바일 인터넷 1위 달성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LG텔레콤 전체 가입자의 11% 수준인 오즈 가입자를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즈 이후 모바일 인터넷은 저렴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9월 KT가 월 1만원짜리 통합형 모바일 인터넷 정액제(데이터통화료+정보이용료) ‘쇼데이터 완전자유’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7월 SK텔레콤이 월 1만3500원짜리 ‘데이터존 프리’ 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러자 이 분야 개척자인 LG텔레콤은 9900원짜리 ‘오즈 알짜정액제’로 맞섰다. 기존 오즈는 데이터통화 정액제여서 정보이용료가 별도로 부과됐는데 오즈 요금에 3900원이 추가된 알짜정액제에 가입하면 정보이용료가 붙지 않는다.
김 부사장은 ‘오즈 2.0’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서비스가 1.0이라면 2.0은 혁신적으로 진화된 모델이다. 그는 “날씨, 증권, 뉴스, 위치 정보 등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서비스를 이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면을 상상하고 이를 국내 콘텐츠사업자들과 함께 구현해가고 있다”며 “이르면 연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 음악사이트 ‘뮤직온’과 엠넷미디어의 ‘엠넷닷컴’이 통합된 음악포털도 조만간 오픈된다. LG텔레콤은 음악콘텐츠 전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디지털 음원 사업 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13년부터 상용화될 4세대(G) 이통 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4G 시대는 음성전화보다 데이터서비스 위주의 환경이 될 것이기 때문에 오즈라는 데이터서비스에 주력한 LG텔레콤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신요금 인하 문제에 대해 “이통사 간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본원적인 서비스 경쟁, 요금인하 경쟁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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