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의 美 사진작가 앤드루 저커먼 “깊은 주름 위로 흐르는 지혜를 보라”

30살의 美 사진작가 앤드루 저커먼 “깊은 주름 위로 흐르는 지혜를 보라”

기사승인 2009-09-16 17:12:00
[쿠키 문화] 노인들의 얼굴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이나 세월에 담긴 지혜는 무엇일까.

2007년 당시 서른 살의 미국 사진작가 앤드루 저커먼은 이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찾아 길을 떠났다. 넬슨 만델라, 주디 덴치, 클린트 이스트우드, 데스몬드 투투, 매들린 울브라이트 등 전세계를 돌며 60명의 명사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살면서 터득한 지혜를 들려줬고, 카메라 앞에서 조용히 웃었다. 저커먼은 이들의 말과 표정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꾸몄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Wisdom(위즈덤·샘터아트북 출간)’이 그것이다.

주커만이 만난 인물들은 정치인이나 예술가, 작가, 인권운동가 등 거창한 타이틀을 달았으나 주커만이 포커스를 맞춘 것은 ‘지혜로운 노인’이다. 이들은 자신의 삶을 진정 풍요롭게 한 것은 헛된 명성이 아니라 사람과 일을 향한 사랑과 열정이었다고 고백한다.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로버트 레드포드는 “명성은 섀도복싱 정도나 할 상대이지 온몸으로 씨름할 상대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호기심 가득찬 눈동자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예술에서든 인생에서든, 자기 느낌에 충분히 확신이 선다면 그걸로 된 겁니다. 증명할 건
하나도 없어요. 나는 그냥 ‘나’이면 그만입니다”고 말했다.


귀에 보청기를 낀 넬슨 만델라는 ”눈에 보이고 의사가 고칠 수 있는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훨씬 아픕니다. 남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은 쓸데없이 잔인한 운명으로 고통받게 하는 일이란 걸 알았습니다”라고 얘기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무엇일까. 노벨문학상을 받은 남아공의 작가 나딘 고디머는 “나이가 들면 이런저런 것에서 손을 떼고 맘 편하게 뒤로 물러나 절로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착각이 없더라고요. 노년이란 두 번째 사춘기더라니까요”라고 고백했다.

미국의 화가 척 클로스는 얼굴에 대해 얘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굴에 두 가지 삶의 체험을 다 간직하고 있어요. 얼마만큼의 비극과, 아주아주 행복한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 삶이란 그렇게 이중적인 거니까요.”

인터뷰 전문도 아닌 갓 서른 살의 저자는 “이 쟁쟁한 인물들을 단기간에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준 산파역은 남아공의 데스몬드 투투 주교였다”고 털어놓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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