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수수료 ‘매매·중개수수료’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수수료 ‘매매·중개수수료’

기사승인 2009-09-16 17:35:00
[쿠키 경제] 지난해 ‘반토막펀드’를 겪으면서 똑똑해진 펀드 투자자들은 이제 펀드 수익률은 물론 각종 보수며 수수료 등까지도 꼼꼼히 따진다. 같은 수익률이라도 비용이 한푼이라도 더 적은 상품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을 눈속임하는 비용이 있다. 바로 매매·중개수료다.

매매·중개수수료는 펀드 운용 중 주식이나 채권 등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을 사고 팔 때 발생하는 비용으로, 매매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전에 정해진 비율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 가입시 투자설명서상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투자자들이 이 수수료에 대해 알게 되는 때는 펀드에 가입한 이후 두달 뒤에나 받아보는 운용 보고서를 통해서다. 문제는 이같은 수수료율이 많게는 연 4%가 넘는 등 적지 않은 수준인데다 상품별 격차도 크다는 데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 펀드에 증권거래세가 부과될 예정이어서 매매·중개수수료율이 높은 펀드는 거래세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매매·중개수수료율은 0.36%로 평균 펀드 운용 보수 0.76%의 절반수준이다. 펀드 운용의 대가로 운용사에 지불하는 운용보수와 별개로 그 절반에 가까운 수수료가 추가되는 셈이다.

주식형펀드 중 매매·중개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대신투신운용의 ‘대신행복나눔SRI증권투자신탁H 1(주식)Class C-e’ 펀드(연 4.89%)에 가입한 A씨(가상인물)의 경우를 보자. A씨가 이 펀드 가입시 확인한 비용은 판매보수, 운용보수 등을 합친 0.98%가 전부였다. 그러나 실제 A씨가 사후적으로 총 지불해야 할 펀드 비용은 매매·중개수수료율 4.89%을 더한 5.87%수준이 된다. 만약 1억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A씨가 예상한 비용은 98만원수준이지만, 실제 지불하는 비용은 587만원이 되는 것이다. 저렴한 수수료가 이점인 인덱스펀드도 매매·중개수수료율은 평균 0.90%에 달해 주식형펀드의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지수 대비 높은 성과를 추구하다가 선물·옵션거래가 잦아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펀드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종목 교체는 필수적이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수수료로 인해 수익성을 해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내년부터 부과될 증권 거래세를 고려하면, 높은 매매·중개수수료율은 이중 부담이 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매매중개수수료가 높다는 것은 주식 거래가 잦다는 뜻이라 세금부담도 커질 수 있다”면서 “금투협 펀드통계사이트(http://stat.kofia.or.kr)에서 펀드별 전년도 운용기준 매매·중개수수료율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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