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질문에 재치있게 답변할 수 있다면 ‘바늘구멍’만큼 좁은 대기업 취업문을 뚫을 수 있다고 자신해도 좋다.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여러 업체들이 면접 강화를 밝히면서 면접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집단토론, 프레젠테이션, 영어면접은 필수 코스가 됐다. 수치화된 외적 조건보다 지원자의 폭넓은 경험과 지식의 깊이, 실질적 외국어 능력을 가려내는 과정이다.
삼성전자 면접은 인성, 기술, 집단토론의 3단계로 이뤄진다. 상반기 공채 때 집단토론 면접에선 조기 유학 합법화, 태아 성감별 합법화 등이 주제로 제시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취업 준비만 열심히 한 사람보다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사람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사내 영어 공용화를 선포한 회사답게 영어 면접이 까다롭다. “오비이락, 조삼모사, 침소봉대를 영어로 설명해보라. 미주법인 직원에게 한국과 일본 문화의 차이를 비교 설명하라”는 식의 질문을 던진다.
현대·기아차 면접에는 ‘100초 스피치’ 코너가 있다. 10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남들과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영어 면접 대신 1차 면접 후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수준의 한자시험을 치른다. 주요 계열사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한자를 중요시한다.
포스코는 1박2일 합숙하는 1차 면접과 2차 임원 면접을 진행한다. 포스코 측은 “책과 신문을 많이 읽어야 유리하며 영어 면접에선 자신감 있게 자기 의사를 전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정만원 사장이 직접 ‘스펙(specification·자격증이나 외국어 능력 점수 등 외적 조건)’이 화려한 사람보다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야생형 인재’를 뽑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라이벌 KT도 “관련 분야에서의 두드러진 경험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올해 실무면접 시간을 기존 70분에서 150분으로 늘렸다.
유통업체 면접에선 마케팅·영업 관련 질문이 많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은 “경쟁사의 주요 고객을 어떻게 뺏어올 것인지”, GS리테일은 “일회용품 사용을 놓고 환경단체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물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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