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길 원하는 인물이 최근 7.5㎏짜리 배 300상자를 “저소득 가정에 전해 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해왔다.
과수원과 과일도매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사람은 지난해 추석 때 배 570상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귤 1000상자, 올해 설에 다시 배 500상자를 맡겨왔다.
부친으로부터 과수원을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사람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경영난으로 3억여원의 빚을 지고 파산하면서 “만일 과수원과 도매업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반드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해마다 기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뒤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
북구에 따르면 그는 “형편 어려운 이웃들이 명절 때 과일이라도 마음껏 맛보게 해드리고 싶다”며 “현금 기부보다는 직업상 좋은 과일을 싸게 많이 살 수 있어 과일기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꼬박꼬박 기부를 하고 있다면, 그때는 이름을 공개하겠다”며 한사코 실명이 거론되는 것을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구 관계자는 “A씨가 그동안 기부한 과일을 금액으로 따지면 2000만원이 훨씬 넘을 것”이라며 “불황에도 온정을 나누려는 이웃들의 손길이 많아 훈훈하다”고 말했다.
A씨가 기부한 과일은 북구 관내 기초수급자와 다문화가정, 사회복지시설 등에 나눠질 예정이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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