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지드래곤 표절 논란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드래곤이 소속된 그룹 빅뱅(Big Bang)은 물론 빅뱅의 후광을 입은 투애니원(2NE1)으로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음반사들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나오고 있지만 당사자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음반사, 강력 대응=소니뮤직의 지적재산권을 총괄하는 소니ATV뮤직퍼블리싱(이하 소니)은 21일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와 ‘버터플라이’, 빅뱅의 일본 발매곡 ‘위드 유’, 투애니원의 ‘아이 돈 케어’에 대해 “원곡과 상당히 유사하다. 법무법인을 통해 저작물 무단이용에 대한 통지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법적 대응을 암시한 경고장이다.
소니의 주장은 간단하다.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YG의 4곡에 대해 음악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원곡들과 일정 또는 상당 부분 유사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에 따라 저작물 무단이용에 대한 통지서를 보냈다는 것이다. 소니는 YG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소니의 대응은 표절 논란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가요계에서는 표절 논란이 점화되더라도 소속사가 원 저작권자와 사후 합의하는 암묵적인 관행이 존재했다. 동종 업계 내에서 ‘서로 얼굴 붉히지 말자’,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정서가 통용돼왔다.
소니는 법적 대응까지 나설 방침이다. YG에 저작물 무단이용 통지서를 보낸 것은 웬만큼 자신감이 있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 때문에 원 저작권자가 이미 표절로 인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적 공방이 이어진다면 거액의 손해배상이 오고갈 확률이 높다.
소니 핵심 관계자는 저작물 무단이용 통지서 내용에 대해 “본 건은 이제 법무법인을 통한 대응 단계에 들어가 자세한 내용에 대한 공개는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침묵하는 YG=소니의 저작물 무단이용 통지서에 대해 YG는 침묵하고 있다. YG는 그동안 지드래곤의 표절 논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부 언론을 통해 “절대 표절이 아니다”라는 코멘트가 등장한 정도다.
YG가 소니의 공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절대 표절이 아니니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일 수 있다. 소니의 저작물 무단이용 통지서를 이미 받은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법적 맞대응을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 표절 논란에 대응하면 오히려 논란이 더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을 수도 있다.
문제는 YG의 대응이 계속 늦어지는 것으로 인해 소속 가수들이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드래곤과 빅뱅은 계속된 표절 논란으로 인해 이미 내상을 입을 만큼 입었다. 일부 가요 팬들이 YG 측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의심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원래 YG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자의식이 강한 집단이다. 실력파 아이돌 가수를 배출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이번 표절 논란 대응에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지드래곤과 빅뱅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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