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지드래곤 표절 논란이 미궁 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자칫 표절 논란만 남고 의혹은 끝내 해결되지 못할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은 소니ATV뮤직퍼블리싱(이하 소니)과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감정 싸움도 장기전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침묵 길어지는 소니=소니 측은 지난달 21일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와 ‘버터플라이’, 빅뱅의 일본 발매곡 ‘위드 유’, 투애니원의 ‘아이 돈 케어’가 원곡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음악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원곡들과 일정 또는 상당 부분 유사성이 있다는 판단이 내려져 (YG측에)저작물 무단이용에 대한 (경고)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YG 양현석 대표는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시했다. 그는 “소니가 보낸 경고장은 하루에 100통도 넘게 보낼 수 있는 형식적인 서류에 불과하다”며 “원작자의 답변을 조속히 전달하라”고 맞받아쳤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후 보름가량이 지났지만 표절 의혹에 대한 규명은 전혀 이뤄질 기미가 없다. 원작자 답변을 전달하라는 YG 요구에 대해 소니 측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언론사의 전화 취재는 공식적으로 거절했고, 이메일 취재 정도를 허락했을 뿐이다. 그나마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원작자 의견이 관건=소니 측 핵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조율되고 정리된 내용만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다는 점을 양해해달라. 추후 발표할 수 있는 내용이 정리되면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회신해 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소니 측의 침묵에 대해 궁금증은 계속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소니 측이 원작자의 의견을 취합해 한 번에 구체적인 표절 부분을 전격 공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YG가 “과연 소니 측이 원작자들과 직접 연락이 가능한 사람들인지, 원작자가 그들의 의견에 관심이 있기나 한 건지… 한 달이 되도록 원작자의 답변 한 마디 못 듣고 있는 상황이어서 괜한 의구심마저 든다”라고 말한 데 대해 소니 측이 강력 대응을 준비한다는 시나리오다.
원작자 의견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수 원작자의 일치된 의견을 취합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 프로듀서나 작곡가 집단은 공동작업을 하더라도 이내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루한 법적 공방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8월 지드래곤의 솔로 음반이 발매된 직후 벌어진 표절 논란은 벌써 두 달을 넘기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지드래곤과 YG는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사실이다. 각종 패러디와 비아냥이 쏟아졌고, 비판 여론은 지금도 거세다. 국회 국정감사에 등장할 정도다.
소니 측은 표절 논란에 휩싸인 지드래곤이나 YG의 입장을 고려해서라도 마침표를 찍어줘야 한다. 물론 핵심은 원작자 의견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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