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맞붙은 황영기―김종창 설전

국감에서 맞붙은 황영기―김종창 설전

기사승인 2009-10-23 20:04:01
[쿠키 경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손실 사태 책임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23일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황 전 회장은 우리은행장 당시 파생상품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과 관련, “당시 금융기관 대표자로서 도의적 책임은 져야 하지만, 경영판단에 대해 금융당국이 징계를 내린 것은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05∼2007년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1조50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봤고, 금융당국은 당시 우리은행징어었던 황 전 회장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 9월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황 전 회장은 특히 우리은행 사태를 사전에 관리감독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책임 여부에 대한 민주당 신학용 의원의 질의에 “제가 책임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책임있고 없는 만큼 금융당국도 없다”며 금융당국에도 책임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금융위, 금감원이 주장하는 내용이 모두 맞다면 징계가 옳지만 그 가운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서 “감독 당국의 입장만 언론을 통해 알려져 그것이 유일한 진실이라고 파악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황 전 회장의 발언에 금감원장 등도 발끈했다.

김 원장은 “황 전 회장은 (우리 주장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게 있다면 구체적으로 적시해달라”고 지적했다. 또 ‘내가 책임있는 만큼 감독 당국도 책임이 있다’는 말도 꼬집으며 “당국이 투자은행(IB) 강화를 장려했지만 그때마다 리스크를 철저히 하라는 점도 분명히 했고 수차례 지도했다”면서 “이런 절차를 (황 전 회장이) 무시해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김 원장은 금융당국이 당시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황 전 행장을 희생양 삼았다는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다들 (황 전 회장이) 희생양이라고 하는데 투자를 하면서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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