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주말 예능 프로그램 최강자로 불릴 정도로 치솟던 시청률이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대본논란부터 시작해 이번에는 낚시 설정논란까지 이어지며 시청자들로부터 ‘시트콤’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게 뼈아프다.
한동안 잠잠했던 ‘패떴’은 지난 25일 방송된 제주도 우도 여행 편으로 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김종국이 시가 20만원에 달한다는 참돔을 낚아 올리는 등 바다 낚시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진들이 너무 쉽게 물고기를 잡아 올린 게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샀다. 시청자들은 사전에 제작진이 연출한 장면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은 ‘패떴’ 제작진의 해명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으로 도배가 됐다.
‘패떴’의 설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 방송작가협회 ‘방송문예’ 12월호를 통해 대본 논란이 불거진 것을 시작으로 사전 대본과 인위적인 연출, 고의적인 편집 등으로 거의 매회 마다 설정 논란이 일어났다. ‘패밀리가 떴다’의 별명이 ‘시트콤이 떴다’가 된 이유다.
온갖 설정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면서 ‘패떴’은 졸지에 코너로 몰리게 됐다. 시청자들이 사실 여부를 설명하는 제작진의 해명을 믿지 않을 정도다. 이른바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위험)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패떴’의 위기는 너나 할 것 없이 리얼 버라이어티를 강조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방송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시간 다큐멘터리로 진행되지 않는 이상 사전 기획과 촬영, 편집 등으로 방송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으면서도 ‘리얼’이라는 자극적인 콘셉트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자승자박인 셈이다.
‘패떴’의 윤종신은 종종 찌개 속에 라면 스프를 넣었다. 좋은 재료로 조리법에 맞춰 끓인 찌개 맛이 흡족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일종의 ‘트릭(속임수)’인 라면 스프는 찌개 맛을 훌륭하게 만들어주는 촉매제로 충분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제 ‘패떴’의 모든 구성 요소를 마치 라면 스프처럼 해석하고 있다. 국민 MC 유재석의 진행도, 이효리의 고군분투도, 많은 출연진들의 웃음 코드도 설정 논란에 휘청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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