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아이비…‘터치 미’ 외면 받고 섹시 콘셉트 안 먹히고

고전하는 아이비…‘터치 미’ 외면 받고 섹시 콘셉트 안 먹히고

기사승인 2009-11-08 17:33:00

[쿠키 연예] 가수 아이비가 고전하고 있다. 3집 타이틀 곡 ‘터치 미(Touch Me)’는 아이돌 천하로 재편된 가요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발매 열흘이 지나도록 가요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2년 만에 돌아온 컴백 효과가 벌써 약발이 떨어진 셈이다.

아이비는 섹시 콘셉트를 차용한 ‘터치 미’를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대규모 컴백 무대를 가졌고, 노출 수위 등으로 뮤직비디오가 MBC와 SBS에서 방송불가 판정을 받는 바람에 노이즈 마케팅처럼 홍보도 제대로 됐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3집 음반 판매량은 1만장에 못 미치고 있고, ‘터치 미’는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리고 있다. ‘터치 미’ 자체에 대한 평가도 별로다. 최신 트렌드인 오토튠(Auto Tune·목소리에 기계음을 넣어 변주하는 것)을 섞은 평범한 댄스 음악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효리와 비교될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2집 ‘유혹의 소나타’ 수준에 미치지 못할 뿐더러 아직 경계하는 대중의 눈초리와도 파열음을 내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비는 지난 2007년 전 남자친구가 공갈 및 협박 혐의로 구속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은밀한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해 여성 연예인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았다. 오히려 피해자는 개인 사생활이 무차별적으로 공개된 아이비지만 대중은 고개를 돌렸다. 그동안 컴백 조차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컴백한 아이비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터치 미’로 여전사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섹시 콘셉트를 그대로 들고 나왔다. 소위 비디오 파문을 겪은 오현경이 억척스러운 아줌마 이미지로 안방극장에 복귀하고, 백지영이 팝 발라드 ‘사랑 안 해’로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과는 정반대다.

물론 이는 아이비 특유의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비는 ‘유혹의 소나타’ 당시 마땅한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가창력과 안무를 갖춘 여성 솔로 가수로 각광을 받았다. ‘터치 미’도 섹시 콘셉트의 댄스 음악으로 화려하게 재기를 노린 히든 카드일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터치 미’는 실패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미 가요 시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예쁘고 귀엽고 잘생긴 10대 연예인들이 쏟아지는 아이돌 그룹 체제로 완전히 전환된 상태다. 남녀를 떠나 솔로 가수가 평범한 타이틀 곡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아이비는 대중이 ‘눈물아 안녕’을 선택하고 있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요 차트 성적도 ‘터치 미’에 비해 더 낫다. ‘눈물아 안녕’은 국내 가요 팬들이 유달리 좋아하는 팝 발라드 곡이기도 하지만 아이비 자서전 성격을 띠고 있다. 다분히 섹시 콘셉트를 강조한 ‘터치 미’의 가사와 판이하게 다를 정도로 차분하고 애절하다.

대중이 ‘터치 미’의 섹시 여전사 보다 ‘눈물아 안녕’의 청순한 가창력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예능 활동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 저기 웃으면서 얼굴을 들이민다고 해도 시청자들이 아직 낯설어하기 때문이다.

굳이 홍보 효과를 낸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바꿀 수 있는 방식이 낫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나 SBS ‘강심장’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을 넘어 ‘라디오스타’의 독한 질문을 털털하게 맞받아치는 호기가 필요하다. 뭔가 반전이 필요한 시점의 아이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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