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그룹 씨엔블루(CNBLUE)의 표절 시비가 점입가경이다. 현재 씨엔블루는 데뷔 앨범에 실린 ‘외톨이야’가 인디 밴드 와이낫(Ynot?)의 ‘파랑새’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와이낫은 1일 “씨엔블루 소속사와 ‘외톨이야’ 작곡가가 어떠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외톨이야’의 공동 작곡가인 김도훈, 이상호에게 별도의 내용증명을 발송, 저희가 제기한 곡의 유사성에 대해 작곡가로서의 공식입장을 표명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정 공방 불가피할 듯=와이낫은 입장은 간단하다.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자신의 ‘파랑새’와 유사성이 있다는 판단을 이미 내렸으며 이날 “소속사와 작곡가가 합리적인 답변과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적법한 절차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절시비가 자칫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씨엔블루는 데뷔하자마자 코너로 몰렸다. 원 저작권자가 유사성을 지적한 상황이라 어떠한 식으로든 표절 시비에 대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표절을 부인하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톨이야’의 표절 논란을 제기한 주체가 일반 대중이라는 점에서 이미 신뢰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씨엔블루의 ‘외톨이야’의 작곡가는 김도훈과 이상호다. 이 중 김도훈은 표절 시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작곡한 곡 중 SG워너비 ‘죄와 벌’은 데이비드 샌본(David Sanborn)의 ‘더 드림(The Dream)’, 장혜진의 ‘마주치지 말자’는 일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다비치의 ‘8282’는 미카(MIKA)의 ‘해피 엔딩(Happy Ending)’과 표절시비를 겪었다. 가장 최근 표절 시비는 이승기의 ‘우리 헤어지자’로 고소까지 당했다.
이미 다수의 가요 팬들이 씨엔블루와 김도훈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의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디 밴드 무시했나=국내 가요계가 표절 논란에 대응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다. 정면으로 돌파하거나 물밑으로 사후 접촉을 시도한다. 씨엔블루의 경우는 전자를 선택했다. 표절 시비 자체를 일축했다. 그러나 아무런 논리도 없이 외면만 한다고 해서 풀릴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당초 씨엔블루는 표절 시비가 불거지자 “한 가지 코드 진행으로 여러 종류의 곡을 섞어 부른 노래들이 모두 표절이냐”고 따졌다. 하지만 ‘외톨이야’와 ‘파랑새’의 표절 논란의 핵심은 코드 진행이 아니라 핵심 멜로디의 유사성이다. 두 곡을 들은 대중이 이를 느끼고 있다.
아예 ‘파랑새’를 몰랐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비틀스의 멤버 조지 해리슨은 지난 1970년에 발표한 ‘마이 스위트 로드(My Sweet Lord)’가 시폰스(The Chiffons)의1963년작 ‘히 이즈 파인(He Is Fine)’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당시 조지 해리슨은 표절 대상곡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법원은 잠재 의식적인 표절로 판결했다. 무의식 중에 작업한 곡도 얼마든지 표절이 될 수 있다는 상징적인 판결이다.
여기에 와이낫이 씨엔블루의 인기를 업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의심한 부분은 인디 밴드를 떠나 음악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씨엔블루는 이효리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2006년 이효리는 2집 타이틀 곡 ‘겟챠’(Get Ya)’ 표절 논란이 불거져 원 저작권자가 일부 표절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밝히자, 아예 2집 활동을 접었다. 이미지 타격을 떠나 대중에게 표절 시비에 대한 사과를 표현한 셈이다.
하지만 씨엔블루는 원저작권자인 와이낫이 표절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의치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디 밴드와 대중에 대한 예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