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인디밴드를 표방한 그룹 씨엔블루(CNBLUE)가 데뷔하자마자 표절 논란을 겪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데뷔곡 ‘외톨이야’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인디밴드라는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대중의 반감 높아져=현재 씨엔블루의 ‘외톨이야’는 와이낫(Ynot?)의 ‘파랑새’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황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와이낫은 지난 1일 “‘외톨이야’의 공동 작곡가인 김도훈, 이상호에게 별도의 내용증명을 발송, 저희가 제기한 곡의 유사성에 대해 작곡가로서의 공식입장을 표명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원 저작권자가 곡의 유사성을 지적한 상황이라 씨엔블루는 표절 시비에 대한 입장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고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여론이 극도로 좋지 않다는 점이다. 애초 ‘외톨이야’ 표절 논란을 제기한 주체인 일반 가요 팬들이 ‘외톨이야’의 작곡가인 김도훈이 숱한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장본인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등을 돌리고 있다.
대중의 반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씨엔블루는 표절 논란이 불거진 당시 ‘만약 표절하려 했다면 외국의 더 좋은 곡을 했을 것’, ‘씨엔블루의 인기를 업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등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진짜 인디밴드 와이낫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와이낫은 소위 홍대 밴드로 일컬어지는 인디밴드 속에서도 잔뼈가 굵은 1세대 그룹이다. 지난 1998년 밴드를 결성, 씨엔블루에 비해 데뷔 연도도 무려 12년이나 앞선다. 한 인디밴드 멤버는 “표절 여부를 떠나 씨엔블루가 와이낫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며 “인디밴드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밴드 맞아?=씨엔블루는 표절 논란에 더해 인디밴드의 정체성도 무너지고 있다. 가수 신해철은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그 노래(‘외톨이야’)가 표절이 아니면 표절은 세상에서 사라진다”라며 “씨엔블루가 인디밴드면 파리가 새다. 씨엔블루가 진짜 밴드면 내가 은퇴한다”고 일갈했다.
이 같은 신해철의 독설이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씨엔블루가 인디밴드의 속성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본래 인디밴드는 ‘가내수공업’으로 불릴 정도로 독립적인 자본으로 음악을 창작해 유통한다. 하지만 씨엔블루는 가수를 기획하는 대형 소속사가 엄연히 뒤에 있다. 씨엔블루와 비슷한 콘셉트로 밴드를 지향하는 FT아일랜드도 같은 소속사다.
작사와 작곡, 연주 등 자신의 앨범을 구성하는 요소에 참여 빈도가 낮은 것도 이상하다. ‘외톨이야’는 높은 인지도를 지닌 국내 유명 작곡가가 곡을 썼다. 인디밴드라면 상상하기 조차 힘든 일이다. 보통 인디밴드의 경우 표절 논란이 불거지면 멤버가 팀의 사활을 걸고 나선다. 곡을 직접 쓰기 때문이다.
보통 인디밴드가 사회에 대한 독자적인 시선이나 주관적인 이상향을 담는 반면 ‘외톨이야’가 흔한 사랑타령에 그친다는 지적도 뼈아프다.
결국 씨엔블루는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인디밴드라는 콘셉트를 홍보하면서도 기초적인 내구성을 다지는 노력은 부족했다. 여기에 표절 논란을 피해가려다 인디밴드의 자존심을 건드려 대중의 공분을 사기에 이르렀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1위는 결국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