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루팡’ 표절시비…미궁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 현실

카라 ‘루팡’ 표절시비…미궁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 현실

기사승인 2010-02-23 17:46:01

[쿠키 연예] 2010년 상반기 가요계가 잇단 표절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에는 그룹 카라의 신곡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카라가 지난 17일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 곡 ‘루팡(Lupin)’이 세르비아 가수 옐레나 카를루사(Jelena Karleusa)의 ‘인섬니아(Insomnia)’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옐레나 카를루사는 지난 1995년 발표한 데뷔 음반이 자국에서 10만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세르비아의 유명 가수다. ‘인섬니아(Insomnia)’는 국내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은 곡으로 올해 1월쯤 발표된 것으로 추정된다.

△티저 공개되면서 촉발=‘루팡’의 표절 논란은 지난 12일 티저(Teaser)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음원이 미처 공개되기도 전이다. 곧바로 ‘루팡’과 ‘인섬니아’를 비교한 영상이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왔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 표절 시비와 흡사한 사건 전개다.

대다수 가요 팬들은 멜로디와 비트가 유사하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카라 팬덤은 ‘루팡’이 완전히 공개되지도 않은 시점에 표절을 의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그리고 ‘루팡’은 16일 공개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표절 논란에 휩싸인 씨엔블루의 ‘외톨이야’ 보다 비슷한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표절 주장은) 다소 무리로 보인다. 두 곡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혹시 샘플링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정보에 따르면 ‘루팡’은 ‘프리티 걸(Pretty Girl)’, ‘허니(Honey)’, ‘미스터’ 등 그동안 카라의 히트곡을 만든 김승수, 한재호 작곡가의 공동 작품으로 별도의 샘플링 표기는 없다.

△ 미궁으로 빠지는 표절 시비=비단 ‘루팡’ 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 가요계는 표절 시비로 온통 얼룩져 있다. 씨엔블루의 데뷔 앨범 타이틀 곡 ‘외톨이야’는 인디 밴드 와이낫(Ynot?)의 ‘파랑새’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 와이낫은 ‘외톨이야’의 작곡가를 상대로 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죽어도 못 보내’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2AM은 ‘아이 러브 유(I Love You)’가 쿨의 ‘보고보고’, ‘그녀에게’가 미국 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의 ‘빅 걸 나우(Big Girl Now)’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티아라의 ‘처음처럼’은 라 루(La Roux)의 ‘인 포 더 킬(In for the Kill)’, 현아의 ‘체인지(Change)’는 플로 라이다(Flo Rida)의 ‘로우(Low)’, 김종국의 ‘못 잊어’는 미국 가수 어셔(Usher)의 ‘러브 인 디스 클럽(Love in this Club)’과 비교 당하고 있다.

표절 시비는 원 저작권자의 문제제기가 없는 한 미궁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만약 법적 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징벌적 손해배상이 없는 국내 실정법에서 손해배상 액수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전문가 집단을 바탕으로 민간 영역에서 표절을 적극적으로 감시할 기구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김작가씨는 “과거 표절 논란이 전문가 집단에서 생성된 것과 달리 일반 대중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가요계 전체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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