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17세 때 가수 출신 전 소속사 간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국내 한류 스타 배신으로 일본 진출에 실패했다”
SBS ‘강심장’이 ‘막장 예능’ 논란에 휘말렸다. ‘강심장’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배우 유인나의 성희롱 경험과 안재모의 배신당한 일화 등을 전파에 내보냈다. 솔직한 토크를 넘어선 거침없는 폭로에 시청자들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방송 초반 20%대를 넘는 시청률도 최근 1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 이후 ‘강심장’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은 시청자들의 항의로 매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와는 달리 연예인들의 소위 뒷담화와 후일담을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시청률 올리기에 혈안이 된 최근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제작의 전형이다. 아이돌 가수의 열애설 등 10대와 20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호객 행위도 도를 넘었다.
자연히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가수 지드래곤 특집이라는 반응이 쏟아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방송인 김영철의 손가락 욕설 방송사고, 그룹 씨엔블루의 멤버 정용화의 거짓 사연 논란에 이르기까지 ‘강심장’은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제작진이 강심장’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사실 ‘강심장’은 태생 자체부터 한계가 자명했다. SBS는 전혀 다른 형식의 토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결과는 과거 KBS ‘서세원 쇼-토크 박스’를 기반으로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뒤섞은 재탕에 불과했다.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와 KBS ‘스타골든벨’, ‘미녀들의 수다’, SBS ‘야심만만’ 등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그동안 인기를 모은 예능 프로그램을 짜깁기하다 보니 ‘강심장’은 더블 MC 강호동과 이승기의 역할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KBS ‘해피 선데이-1박 2일’의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한 강호동은 ‘강심장’에서 과장된 웃음을 바탕으로 한 리액션만을 보이고 있다. 이승기도 자기 역할을 찾지 못하고 보조 MC와 초대 손님 사이를 겉돌고 있다. 이러다 보니 방송가의 숱한 러브콜을 받은 두 사람의 이름값이 아깝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의 화살은 제작진에게 향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자극적인 발언을 이끌어내고 이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에 등을 돌리고, 시청률 올리기에 혈안이 됐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강심장’의 박동수가 멎을 위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