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사는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면담을 했다.
장 대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한국정부가 과학적·객관적으로 조사하겠다고 했고, 중국은 이를 지지한다”면서도 “과학적·객관적 조사라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결과를 의미하며, 조사과정 중에 주관적 예단이나 예측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억측을 자제해야 한다.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하고 앞으로도 검증받을 수 있는 증거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정부측에서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기정 사실화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장 대사는 “이미 (정부측에 의해) 공개된 내용들을 보니까 아직도 검토할만한 여지가 있다고 본다. 또한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들을 보면 누구의 소행인지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개내용을 쉽게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해석될 요지가 있다.
앞서 정 대표는 “(6자회담이) 천안함 사태에 영향받지 않아야 한다. 실제로 천안함 문제 때문에 6자회담이 지연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으며 이에 대해 장 대사는 “천안함 사태는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인 만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장 대사는 “(천안함 사건을)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더 큰 긴장을 고조할 수 있고 이는 한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것이다. 또한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려는 노력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 잘돼야 할 텐데 우리 정부의 입장이 달라 걱정이 많다.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해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고세욱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