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이색 선거운동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이색 선거운동

기사승인 2010-05-31 16:41:00
[쿠키 사회] 6·2지방선거에 기초의원 후보로 출마한 이병완(56)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색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 서구 다선거구에 국민참여당 구의원 후보로 나선 이씨는 유세차량 마이크 어깨띠가 없는 ‘3무(無)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과거 청와대 2인자였던 그는 밤낮없이 로고송을 틀어대는 유세차량과 마이크 유세로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다며 ‘도보 유세’를 고집하고 있다. ‘발과 입’이 돼야할 유세차량이나 마이크가 없는 대신 그는 풍암저수지 일대를 중심으로 선거구를 쉬지 않고 걸으면서 마주치는 유권자들에게 조용한 득표전을 펴고 있다.

때로는 목욕탕을 찾아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표밭을 일구고 있다.

그는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경력이 적힌 ‘명함’도 “버릴 바엔 차라리 읽고 돌려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소음은 물론 선거관련 쓰레기를 양산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참여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기간에 ‘상주’로서 어깨띠를 매는 것도 온당치 않다”며 이름을 알리는 어깨띠조차 매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는 스피커 볼륨을 최대한 큰 소리로 트는 다른 후보와 달라 ‘신선하다’는 의견부터 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출마 사실조차 몰라 ‘낙선’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뒤섞여 나오고 있다.

이씨가 출마한 다선거구에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눌렀을 만큼 다양한 정치경력을 가진 5명의 후보들이 출마해 서구에서는 ‘정치1번지’로 통하는 곳이다.

이씨는 “민주주의 기반을 만들어 보고 싶어 오래 전부터 결심해왔다”며 “주민들이 낸 세금을 제대로 관리하고 집행부를 감시하는 지방의원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참여정부의 핵심에서 한껏 몸을 낮춰 민주당 텃밭에 국민참여당 후보로 출마, 풀뿌리 민주주의 기초부터 충실히 하겠다는 그의 도전과 색다른 선거운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김의구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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