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K초교와 학부모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9월부터 매달 자체 ‘학력평가’를 통해 95점 이상의 금상을 받은 어린이에게 ‘장원주’라는 이름으로 소주 1명과 통닭, 케이크, 초코파이 등을 주고 있다.
소주병에는 “열심히 공부한 자녀를 많이 칭찬해주고 술을 드시지 않는 분은 이웃에게 나눠줘 함께 칭찬했으면 한다”는 글과 함께 어린이는 절대 마시면 안된다는 경고문도 붙어 있다.
이에 따라 전교생 60여명 가운데 9월 10명, 10월 22명 등 지금까지 32명의 어린이가 소주 등을 상품으로 받았다.
이 시상 제도는 지난 9월 B교장이 부임하면서 도입됐다. B교장은 “학생의 절반 이상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조손가정인데다 소득 수준도 인근 초교보다 현저히 떨어져 학생들에 대한 각 가정의 적극적 관심을 이끌어내자는 차원에서 소주를 상품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가 닥칠 것으로 우려돼 학교를 살리는 방안으로 ‘학력 신장’에 눈을 돌리다보니 적은 금액으로 효과가 높은 술을 떠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소주가 초등학생 상품으로 전달되자 일부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 A씨는 “교장 선생님의 본뜻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어린 학생들에게 소주를 선물로 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정년이 임박한 교장 선생님이 시골 학생들의 실력을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다 보니 약간 실수를 한 것 같다”며 동정론을 펴고 있다.
논란이 일자 B교장은 “반드시 부모 등에게 확인전화를 걸었지만 문제가 된다면 술 대신 주스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