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주한미군 증언

고엽제 주한미군 증언

기사승인 2011-07-25 17:50:01
[쿠키 사회] 주한미군의 고엽제 살포와 관련한 국회 증언을 위해 방한한 필립 스튜어드 전 미 육군 대위는 25일 주한미군이 비무장지대(DMZ) 일대뿐 아니라 임진강변, 미군기지 주변, 미군기지로 통하는 도로 변 배수로 등에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씨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증언대회에서 “부하들이 살포작업을 마치면 마을 빨래터에서 분사장비를 세척했고, 분사장비에 남아있는 화학물질은 개울물에 씻겨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민간인들이 고엽제에 노출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68~69년 미8군 제2보병사단에서 근무한 스튜어드씨는 “오염된 물이 현지 마을의 상수 공급원으로 흘러들어갔지만 우리는 상급 지휘관으로부터 어떤 예방 안전조치나 폐기지침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우리는 ‘고엽제는 매우 안전하며 이를 마시거나 이를 닦고 목욕을 해도 전혀 해가 없을 것’이라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스튜어드씨는 피부암, 당뇨, 관상동맥 질환 등을 앓고 있으며 미국 재향군인원호부는 그의 질환을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정했다.

앞서 증언한 스티브 하우스씨는 “캠프 캐럴에서 근무할 당시인 1978년 5~10월 매립작업을 했다”며 “작업기간 중 나를 포함한 6명의 중장비 기사 가운데 일부는 피부발진과 심한 기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업 중 착용한 방독면 필터의 일부가 오렌지색 실전용에서 하얀색 훈련용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됐다”면서 “필터가 교체된 세 명의 병사들은 아침 점호대신 의무실에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하우스씨는 자신을 포함한 3명의 병사가 흉부 X선 검사 등 건강검진을 받는 이유를 상관에게 물었으나 답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나와 로버트 트레비스를 포함한 일부 병사가 피부발진, 기침에 시달렸고 한 병사는 심지어 신체 일부가 마비돼 입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우스 씨는 당시 작업 명령은 직속상관인 마크 햄린 병장, 중대장이었던 스티븐 냇시(Stephen Nassey) 대위로부터 받았다고 새롭게 증언했다.

증언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하우스씨는 홍영표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당시 함께 일한 트레비스, 크라이머 등 사병 6명과는 모두 연락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명 가운데 3명은 다발성 건강이상을 겪고 있다”면서 “트레비스는 자신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지만 첫 아들이 선천성 당뇨병을 앓아 고엽제와의 관련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
임항 기자
hnglim@kmib.co.kr
임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