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조용히 수해 현장 찾아…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 이재민 위로

박근혜, 조용히 수해 현장 찾아…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 이재민 위로

기사승인 2011-07-31 22:52:00

[쿠키 정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우면산 산사태 피해 현장을 조용히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박 전 대표는 31일 오후 1시30분쯤 비서실장격인 이학재 의원, 수행비서 1명과 함께 서울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을 찾았다. 언론은 물론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조차 도착 5분 전 쯤에나 알았을 정도로 깜짝 방문이었다. 그것도 이 의원이 도착 직전 알려줘서 그나마 일부 관계자만 전해 들었을 뿐이다.

박 전 대표는 회색 장화에 검은 비옷을 입고 비닐 모자를 쓴 채 2시간 정도 현장을 둘러봤다. 우산도 쓰지 않았고,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의 브리핑 등도 모두 사절했다고 한다. 그는 먼저 수해 현장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진흙투성이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던 군인 장병들에게 “평소 나라를 지키다가 이런 일이 일어나면 휴일도 없이 최선을 다해 주는 모습에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상황실을 들러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뒤 서민들이 산사태로 쓸려간 비닐하우스와 반지하방 등 피해 현장을 꼼꼼히 둘러봤다.

이재민들은 “군인들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이들이 빨리 철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거나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는 등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 전 대표는 이들에게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시겠느냐”며 “빨리 복구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청취한 이재민들의 고충과 민원을 꼼꼼히 챙겼고, 군과 서초구청 등 관계 당국에 연락을 취해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평소 박 전 대표는 요란하게 현장을 찾아 사진 찍고 생색내는 걸 부담스러워했다”며 “수마에 고통당하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조용히 현장을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현장 중심의 민생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친박근혜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일선 현장을 찾아 국민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 한 핵심 의원은 “그동안 박 전 대표는 문화행사 현장도 가시고 동사무소 복지담당 직원들을 만나시며 조용히 현장을 찾아 일선의 목소리를 들어왔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날 방문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으려 했으나 수해 현장에 있던 일부 신문사 기자에게 목격되자 공개키로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도 뒤늦게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사진=이정현 의원실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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