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한국투자공사(KIC)가 2006년 투자업무를 시작한 뒤 주식투자 누적 수익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IC는 외환보유액 및 공공기금의 해외 자산운용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2005년 설립됐다. KIC 외에도 국민연금을 비롯해 크고 작은 공공기관의 654조원(지난해 말 기준)에 이르는 자산들이 허술하게 운용되고 있다. 운용 전문성 확보, 투명하고 효율적인 자산운용 시스템 구축 등 문제점 개선이 시급하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공공기관 자산운용의 문제점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KIC가 2006년 11월 투자업무를 시작한 이후 지난 7월까지 4년여 동안 직접 운용한 주식의 누적수익률은 -2.76%다. 위탁 운용한 주식수익률도 -5.54%에 이른다. 기준수익률(벤치마크)보다 모두 0.04% 포인트, 0.95% 포인트씩 낮았다.
KIC는 금융위기 당시 메릴린치(현 BOA)에 투자해 13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기도 하다. KIC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는 자산은 7월 말 현재 410억4000만 달러(약 47조1460억원)다.
또한 KIC의 해외 자산 운용 실적은 국민연금기금 실적보다 부진했다. 2008∼2010년 3년간 양 기관의 해외 직접 투자 채권의 연평균 초과수익률(기준수익률 대비)은 KIC가 0.2% 포인트에 그친 반면 국민연금은 3.3% 포인트를 기록했다. 위탁운용 채권에서도 초과수익률이 0.6% 포인트로 국민연금(1.2% 포인트)에 떨어졌다.
해외 주식 투자의 경우 국민연금이 지난해부터 해외 주식에 투자를 해 단순비교하기는 힘들다. KIC의 해외 주식투자 수익률은 2008년 -35.2% 2009년 30.0% 지난해 11.3%로 기준수익률 대비 초과수익률은 0.2% 포인트, 0.1% 포인트, -0.4% 포인트다.
전체 기금 자산의 84%를 차지하는 국민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공무원연금기금 등 3개 기금도 자산 운용 수익률이 기준 수익률에 계속 못 미쳤다. 예산처는 “공공기관 자산 총액이 국가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기준 8%에 달한다”면서 “이들의 손실은 결국 미래 국가 재정 부담으로 연결되는 만큼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